중국 허베이성 철강 공장/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통계국이 30일 발표한 중국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경기 호황과 불황의 갈림길인 50을 기록해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앞으로 본격적인 위축 국면에 진입할지, 확장 국면으로 재진입할지의 기로에 서 있음을 나타냈다. 이러한 상황은 한때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 PMI는 51.6으로 평균을 웃돈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포인트, 0.6포인트 떨어진 47.7과 49.8로 위축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신규 수출 주문지수의 경우 46.9로 전달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45.4, 43.5, 42.1로 경기위축을 뜻하는 50 이하 영역에 머물렀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지난 6월부터 수요가 급감하며 신규 수출이 사실상 얼어붙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오칭허 국가통계국 통계사는 “신규 수출 주문지수와 신규 수입지수가 각각 47.0과 47.1로 모두 임계점 밑이었다”며 “이는 세계 경제 회복이 느려지고 무역마찰의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배경 속에서 수출입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서비스업을 의미하는 비제조업 PMI도 11월에 53.4로 전달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시행한 부채축소 정책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이 증가한데다 무역전쟁이 가열되면서 전반적인 업황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이 입은 피해가 예상보다 컸다며 중국 정부가 내년 1·4분기 경기부양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맥쿼리증권 홍콩지점의 래리 후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는 아직 바닥까지 오지 않았고 이제 경기 사이클의 중간지점에 와 있다”며 “중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6.6%에서 내년 6.2%로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