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민정이 2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는다. 기존의 단아하고 청순한 이미지는 벗어던지고 빼앗긴 운명을 되찾기 위해 악만 남은 여자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SBS 새 주말특별기획 ‘운명과 분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정동윤 감독과 배우 주상욱, 이민정, 소이현, 이기우, 윤학, 박수아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운명과 분노’는 운명을 둘러싼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분노를 담은 격정 멜로로, 얽히고설킨 네 사람의 관계를 현실적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정동윤 감독은 “‘운명과 분노’는 사랑, 욕망이란 두 가지 단어로 압축할 수 있는 드라마”라며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어떤 사연으로 인해 부족함을 느끼고,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욕망을 가진다. ‘욕망을 가진 이들끼리 사랑하게 됐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일까’라는 질문이 ‘운명과 분노’로 보여줄 테마이자 매력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주상욱, 이민정, 소이현, 이기우는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각기 다른 방법으로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인물들을 맡아 치정 멜로의 서사를 이끌 예정이다.

주상욱이 맡은 태인준은 골드제화의 사장으로, 구해라(이민정 분)에게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인물이다. 주상욱은 “태인준이라는 인물이 가진 감정들이 좋았다. ‘이 캐릭터로 많은 것들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것을 중점적으로 보는데, 이 부분에서 태인준 역할은 상당히 매력적이었다”고 자신했다.


이민정은 재벌 2세 태인준(주상욱 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골드제화 디자인 실장 구해라 역을 맡았으며, 소이현은 졸부의 딸에서 재벌가 며느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금수저 아나운서 차수현으로 분한다. 특히 두 사람은 ‘운명과 분노’를 통해 2년 간의 공백을 깨고 안방극장에 복귀해 눈길을 끈다.

이민정과 소이현은 복귀작으로 ‘운명과 분노’를 선택하게 된 이유로 대본을 꼽았다. 이민정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제가 해보고 싶었던 진한 정극 느낌이었다. 진한 멜로와 정극의 사이라서 선택하게 됐다”면서 “시청자분들이 기억하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많이 벗어나는 느낌을 많이 해보고 싶었는데, 캐릭터나 극의 전체적 느낌이 제가 찾던 것이라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민정은 공백기 동안 육아와 내조에만 집중해왔다고 전하며, 현장으로 돌아온 소감으로 “육아만 하다가 오랜만에 촬영을 해서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이 있었다”며 “처음에는 아무래도 집안일과 연기를 병행하다 보니 피곤함이 극도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금방 몸에 익어서 재미있게 촬영 중”이라고 말했다.

소이현 역시 “대본이 재미있었다”면서 “특히 차수현은 못됐지만 매력적인 인물이다. 이유가 있는 못된 인물이기 때문에 표현하기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백 아닌 공백이 생겨서 데뷔하고 처음으로 2, 3년을 쉬어봤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굉장히 컸다”며 “캐릭터나 연기에 목마름이 클 때, 정극을 해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는데 좋은 대본을 받게 돼서 복귀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기우는 고아였음에도 홍콩 센탄백화점 해외 팀장까지 맡게 된 자수성가형 인물 진태오 역을 연기한다. 특히 진태오는 과거 연인이었던 차수현(소이현 분)에 대한 복수를 꿈꾸지만, 딸에게는 한없이 상냥한 아빠다. 이기우는 싱글 대디를 연기하게 된 소감으로 “싱글 대디 역할은 처음이고 경험해본 적도 없다. 주변에 아이를 가진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기도 했고, 매 작품에서 맡던 역할이 다 어려웠다”면서 “이번 역할은 양면적인 모습들을 보여줘야 해서 그 부분을 어떻게 보여드려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전했다.


주상욱과 이민정은 드라마 ‘앙큼한 돌싱녀’ 이후로 4년 만에 호흡을 맞추게 됐다. 주상욱은 또 한 번 러브라인을 그리게 된 이민정과의 호흡에 대해 “유부남, 유부녀가 돼서 만나게 됐다.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고 성숙해지고 하다 보니 연기가 깊이 있고 성숙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장르가 전혀 달라서 아마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그때와는 많이 다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민정도 주상욱에 대해 “4년 만에 만났는데 여전히 현장에서 유쾌하다. 리더처럼 잘 끌어주시고 현장 분위기도 주상욱 씨도 나타나는 순간 굉장히 좋아진다”면서 “‘앙큼한 돌싱녀’에서는 장르적으로 재미있는 작품이었는데, ‘운명과 분노’는 정극이다 보니 더욱 웃음을 참기 힘들다”고 전했다.

이민정, 주상욱, 소이현은 대표적인 스타 부부에 이름을 올린 배우들이기도 하다. 세 사람은 자신의 배우자가 어떤 방식으로 응원해줬는지를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소이현은 “오랜만의 복귀라서 인교진의 응원을 많이 받고 있다”며 “사실 인교진과 주상욱이 굉장히 친하다. 술자리에서 인교진이 주상욱에게 내 부탁을 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주상욱은 “매번 촬영갈 때마다 항상 꿀물과 우엉차 등 각종 간식을 가방에 싸준다. 내조를 잘해준다”며 아내 차예련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이민정 역시 “그동안 집에만 있다가 촬영을 하게 되니까 아이와 있는 시간이 줄었다. 영화를 찍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이병헌이 육아를 잘 담당해주고 있다. 이 부분이 가장 고맙다”고 전했다.

한편 SBS 새 주말 특별기획 ‘운명과 분노’는 오는 12월 1일 오후 9시 5분에 방송된다.

/심언경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