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집중이 명확한 노선이라는 北, 베트남 '도이모이'서 답 찾나

리용호 외무상, 3박4일 베트남 방문
외자유치 과정·성과 등 집중 탐구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이 지난 달 30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양자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리 외무상은 오는 2일까지 베트남에 머문다. /연합뉴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북한의 개혁·개방 벤치마킹 대상 중 하나로 꼽히는 베트남을 공식 방문 중인 가운데 북한 매체가 ‘경제집중노선은 정확한 혁명노선’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북미 핵협상이 답보 상태에 머무르면서 북한의 경제 개혁·개방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지만 외부에서 경제 성장의 답을 찾아보려는 북한의 움직임은 여전한 것으로 판단 된다.


리 외무상은 지난 달 29일 수행원 5~6명과 함께 중국을 경유해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했다. 이어 다음 날엔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양자회담을 했다. 북한과 베트남 모두 공식 일정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리 외무상은 베트남 방문 기간 산업 단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 외무상 뿐 아니라 북한 인사들의 베트남 방문은 잦아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장춘실 조선 사회주의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베트남을 찾았다. 같은 아시아권 사회주의 국가로서 도이모이(쇄신)이라는 개혁·개방 모델을 세우고 외자 유치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의 길을 가고 있는 베트남 연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 된다. 중국도 ‘아시아권’‘사회주의국가’라는 공통 분모가 있지만 북한이 벤치마킹 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베트남이 북한의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달 30일 북한의 ‘경제 집중 노선’ 고수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북한은 지난 4월 핵·경제 병진 노선을 공식 폐기하고 경제 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택한 바 있다. 노동신문은 “당의 요구대로 혁명의 전진속도를 가속해나가자면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추켜들고 나가야 한다”며 “자력갱생의 구호를 더 높이 추켜드는 것은 세계와의 교류와 협조가 활발해지게 될 때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현재는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제재 국면이 지속 되고 있지만 종국적으로는 고립 경제를 벗어나 개방 경제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 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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