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도 통계청은 2015년에 새롭게 채택된 국내총생산(GDP) 산정 방법을 적용해 재조정한 2005~2012년 GDP 성장률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2005~2012년 평균 GDP 성장률은 6.82%로 이전 집계치인 7.75% 대비 크게 하향 조정됐다. 이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달성한 7.35%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1947년 인도 독립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한 2010년 GDP 성장률은 10.3%에서 8.5%로 대폭 낮춰졌다.
인도 통계청 소속 연구원은 “2015년 도입된 새로운 방법론에 따라 데이터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재계산이 필요했다”며 “재조정된 수치가 더 정확하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 과거 GDP 성장률 수치 조정 이유는
모디노믹스 성과 부각 위해
이전 정부 치적 깎아내리기
인도 통계청의 공식적인 설명과 달리 인도 야당 정치인들은 이번 GDP 수치 조정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목적이 깔려 있는 속임수라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야시완트 신하 인도 전 재무장관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정부는 통계를 조롱하고 있다”며 “7년간의 데이터를 하향 조정하면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모디 정부가 이전 정권의 경제성장률을 낮춰 ‘모디노믹스(모디 총리의 경제정책)’의 경제적 성과를 부각하고 내년 총선에 유리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꼼수를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경제 규모 6위로 올라섰다. 재정지출 증가와 루피화 가격 하락에도 내년 재선을 노리는 모디 정부의 단기 부양책이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4분기 GDP 성장률은 8.2%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도가 연 8%의 경제성장률을 계속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이날 발표된 인도의 올 3·4분기(7~9월) 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보다 다소 낮은 7.1%를 기록했다. 이는 2·4분기 수치는 물론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4%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