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불확실성 줄었지만...관건은 실적

美 금리 속도조절 시사 이어
미중 무역분쟁 휴전 호재로
기업 실적모멘텀 뒷받침땐
저평가 국내증시 반등폭 클듯

하반기 국내 증시의 주요 악재가 됐던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휴전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기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시사를 계기로 반등 조짐을 보이는 국내 증시가 활력을 찾을지 주목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향후 90일 동안 새로운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타협점을 찾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국내 증시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던 미중 무역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자 증권업계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완화로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2일까지 제시한 코스피지수 예상 등락범위(밴드)는 하단 2,000~2,050, 상단은 2,150~2,200 수준으로 11월의 하단 1,900~2,000, 상단 2,120~2,000보다 조금 높아졌다.

미중 정상이 무역분쟁 휴전에 합의할 것으로 예측했던 김일구 한화투자증권(003530)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글로벌 증시 동향에 대해 “글로벌 경제의 경기 바닥이 쉽게 나타나지 않겠지만 양국의 무역분쟁 휴전만으로도 불확실성이 감소해 올해 하락했던 글로벌 주식시장이 내년 상반기 중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투자전략팀장은 “대외 불확실성 완화 흐름 속에 대내적으로는 연말 계절성 수급 유입이 기대된다”며 “한국 증시는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저평가돼 있어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만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승민 삼성증권(016360)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유럽 정치 불안,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여전해 극적인 호재가 나타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베팅하기는 어렵다”며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최저 수준이나 저평가 매력이 작동하려면 실적 모멘텀 둔화가 멈춰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3·4분기를 정점으로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내년 국내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지난달 30일 기준 코스피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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