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와 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지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긴급회의를 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2일 오전(현지시간)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의 시위 현장을 둘러보고 경찰관과 소방대를 격려한 뒤 총리·내무장관 등을 불러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마크롱은 내무장관에게는 향후 추가 폭력시위에 대비해 주요 도시의 경비를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고,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에게는 야당 지도자들과 ‘노란 조끼’ 대표단과 회동해 해법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1일 샹젤리제와 에투알 개선문 등 파리 최대 번화가에서 벌어진 ‘노란 조끼’ 시위는 오후 들어 일부 복면을 쓴 무리가 금속으로 된 막대기와 도끼 등을 들고 거리로 나서 차량과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 사태로 번졌다.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등 고유가 정책, 불평등 심화에 항의하는 노란 조끼 시위대는 당초 1일 샹젤리제 거리에서 평화적인 행진을 하려고 했지만 집회는 금세 폭력사태로 번졌다. 일부 과격 시위대는 정차된 차량과 폐타이어, 폐가구 등으로 쌓아놓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거나 상점 진열창을 깨부쉈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 안 물건들까지 약탈한 사례도 보고됐다.

시위가 벌어질 당시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던 마크롱 대통령은 불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그는 지난 1일 부에노스아이레스 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 관련질문을 받고 “공권력을 공격하고 상점을 약탈하며 시민과 언론인을 위협하는 것, 그리고 개선문을 더럽히는 것은 그 어떤 대의도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폭력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지난 1년간 유류세를 경유는 23%, 휘발유는 15%를 인상했으며 내년 1월에도 추가로 인상할 계획이다. 다만 프랑스는 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유류세 인상 폭과 시기를 국제유가와 연동해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