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 맞다 vs 속임수다…'알손달손' 페널티킥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 전반
페널티박스 질주하던 손흥민
홀딩 태클에 넘어지며 PK 얻어
BBC "수비수와 접촉 없었다"
손 "다이빙 하는 선수 아냐" 반박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이 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전에서 롭 홀딩의 태클에 넘어지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리트스타디움. 북런던 더비 혈투를 마친 선수들이 하나둘 흩어질 때 아스널 수비수 소크라티스가 손흥민(토트넘)에게 다가갔다. 손흥민이 경기 중 얻어낸 페널티킥에 대해 항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편안한 표정으로 들어주려 했던 손흥민은 소크라티스가 과장된 다이빙(일부러 넘어지는 속임수) 동작을 취하며 삿대질을 해오자 조용히 하라는 듯 입에 손가락을 댄 뒤 자리를 떠났다.


문제의 장면은 1대1이던 전반 34분에 나왔다. 수비수 2명을 달고 페널티박스 안 왼쪽으로 질주하던 손흥민은 공을 멈춰놓고 방향을 전환하려던 과정에서 넘어졌다. 태클을 들어간 수비수 롭 홀딩의 방해를 받은 것.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아스널 선수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해리 케인이 득점해 스코어는 2대1. 토트넘은 그러나 후반에 연속 3골을 얻어맞고 2대4로 졌다.

아스널이 이겨서 더 큰 논란은 되지 않았지만 손흥민이 넘어지는 장면은 특히 아스널 팬들 사이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느린 화면으로 봐도 홀딩의 발이 손흥민의 발을 차고 들어갔는지 확실하게 판단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BBC의 축구 분석 프로그램 매치오브더데이의 패널들은 “5~6번을 다시 돌려봐도 홀딩과 손흥민 간 접촉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말로 다이빙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대중지 더선은 한발 더 나아가 “손흥민이 남부끄러운 다이빙으로 주심을 속였다”고 단정했다. 반면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저는 다이빙을 하는 선수가 아니다. 저는 파울이라고 생각하고 심판도 그렇게 생각해서 파울을 준 것 같다”고 했다.

다이빙 논란과 별개로 손흥민은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으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팀의 2골에 모두 관여한 그에게 스카이스포츠는 7점, 후스코어드닷컴은 7.5점을 줬다. 아스널에 4위를 내주고 5위로 내려앉은 토트넘은 오는 6일 사우샘프턴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를 치른다. 손흥민은 주중 경기에서 유럽 통산 100골에 다시 도전한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