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직원이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의 전망대 안내로봇 ‘로타’에 5G서비스로 전송된 롯데월드 놀이기구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KT
LG유플러스 관계자가 5G 통신을 이용해 원격제어 지뢰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LG유플러스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지난 1일 5G 전파를 발사하며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통3사는 미래 먹거리가 될 5G 서비스와 관련 모빌리티·인공지능·원격제어 등 3가지 킬러콘텐츠를 각각 내놓으며 주도권 싸움에 돌입했다. 이통사의 소비자용(B2C) 5G 콘텐츠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미디어로 비슷한 데 비해 기업용(B2B) 콘텐츠는 각사의 차별화가 뚜렷한 만큼 통신시장 구도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을 끈다.
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분야에서 5G사업의 선도적 지위를 노리고 있다. SK텔레콤은 1일 5G 전파를 발사한 뒤 이통사 중 유일하게 자율주행차 테스트도 동시에 시행했다. 경기도 화성 ‘K-시티(City)’와 시흥 일반도로에서 SK텔레콤의 자율주행차가 운행한 것. 차량은 5G 전파를 받으며 1초에 수십 번씩 관제센터와 신호등 등 주변 시설 정보를 전달받았다. SK텔레콤은 앞서 자율주행 기반의 공유차량 서비스도 실증 단계까지 개발을 마친 바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공유회사의 자율주행차를 부르면 차량이 이용객의 위치를 파악해 도착하는 형태다. SK텔레콤은 SK그룹 지향점이 모빌리티로 향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5G용 모빌리티 사업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계열사와 협력해 기술 개발과 상품 출시에 나설 예정이다.
KT는 인공지능(AI)을 5G용 킬러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KT의 5G 서비스 1호 가입자는 AI 로봇 ‘로타’였다. 로타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전망대 안내로봇인데 5G 서비스를 통해 롯데월드 놀이기구의 실시간 정보를 선명한 화질로 안내할 수 있게 됐다. 롯데월드의 인기 놀이기구인 바이킹 등에 설치한 카메라 영상이 로타에 전달돼 롯데월드타워 방문객이 롯데월드 놀이기구 영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KT는 이미 AI 분야에서는 타 통신사보다 앞서 있다는 자부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인공지능(AI)기기 ‘기가지니’가 대표적 상품이다. 기가지니는 리모컨이 필요 없는 ‘말로 다 되는 TV’를 구현해 120만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KT는 앞으로 5G용 AI 성능을 강화해 B2B용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5G 상용화 시대를 맞아 지능형 플랫폼 사업자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5G 1호 가입자를 로봇으로 선정한 이유는 5G 시대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혁신기술과 융합해 이전에 없던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타 통신사보다 원격제어 분야가 강점이다. 5G 통신이 초고속·초연결·초저지연 등 4차산업혁명의 주요 특성이 있는 만큼 건설·방위산업 분야에서 안전한 작업을 하는데 활용도가 높다고 평가한 것이다. LG유플러스가 5G 첫 상용화 서비스로 원격제어 트랙터를 선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원격제어 트랙터는 관제 시스템에 이동 경로를 설정하면 수십Km 떨어진 곳에서 무인경작을 할 수 있도록 작동한다. 관리자는 실제 트랙터 조종석에 앉아서 운전하는 것처럼 원격 조종하며 관제센터 모니터에서 작업현황을 영상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방위산업 분야에서 원격제어 지뢰제거 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굴착기에 카메라와 5G 통신장비, 로봇장치를 탑재한 뒤 원격조정으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시연한 것이다. 굴착기에 사람이 탑승해 작업할 경우 지뢰가 폭발할 위험성이 있지만 원격제어로 하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도 5G 원격제어 기술을 지뢰제거나 폐기물 처리 등 위험한 산업현장의 중장비에 대폭 활용할 방침이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5G는 4차산업혁명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통신사 별로 주력 분야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며 “수년 뒤 각사의 주력 사업이 어떠한 결과물을 불러올지 관심을 끈다”고 설명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