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걸 좋아하지만 특별히 그게 운동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별로 없었다.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도 비슷한 수준이었고, ‘워킹화’라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운동화가 처음 선보였을 때도 마찬가지 반응이었다. 일부에선 단순히 걷는 일에 무슨 전용 제품까지 필요한지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시장은 반응했다. 걷는 일도 운동이고 준비가 필요함을 깨닫는 시점이었다. 아무 신발이나 신고 걷다가 발바닥·무릎 통증을 경험했다면 좋은 운동화가 필요함을 금방 깨닫게 된다.
국내 워킹화 시장은 덕분에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워킹화 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 500억 원 수준에서 7년 만인 2012년 1조 원을 넘겼다. 지난해는 1조6,000억 원까지 성장했고,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시장 규모를 1조 8,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한다. 1~2년 내 2조 원대까지 몸집을 키울 수 있으리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시장이 커지고, 워킹화·러닝화 제품도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들은 무엇을 사야 할지 혼란스럽다. 자주 운동할 여유도 없는데 비싼 가격의 고급 기능을 갖춘 제품을 굳이 살 필요가 있는지도 부담스럽다. 그 가운데 LS네트웍스(000680)의 스포츠 브랜드 프로스펙스는 올해 워킹화 ‘무브에어’를 내놓으며 걷기 운동 입문자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대략 주 1회 정도, 한 번에 5㎞ 이하로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워킹화라고 프로스펙스에서는 말한다.
그래서 최근 며칠간 무브에어를 신고 걸으며 기능을 체험해 봤다. 처음 무브에어를 신었을 때 느껴지는 건 무엇보다 탁월한 쿠션감. 최근 몇 년 동안 구두나 일반 스니커즈와 같이 쿠션 기능이 거의 없는 신발만 신고 다녔기 때문이었을까. 체감하는 푹신한 정도 차가 상당히 컸다. 겉을 보니 중창(미드솔)의 에어쿠션이 눈에 띈다. 제조사 측은 중창 전체에 에어백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제품명인 ‘무브에어’는 바닥에 적용한 에어백의 이름이기도 하다. 인솔(깔창)도 쿠셔닝이 뛰어난 ‘임팩트존 인솔’을 썼다. 프로스펙스가 자체 개발한 워킹화 전문 인솔이다. 쿠셔닝을 향상시켰고 복원력도 탁월해 발의 피로도를 낮춰준다. 그래서인지 처음 발을 넣었을 때 바닥의 푹신함 외에 인솔에서도 쿠션감을 감지할 수 있었다.
저녁 퇴근길마다 수 ㎞를 걸었다. 오래 걸을수록 발과 신발이 일체가 된 듯 움직였다. 일반적으로 신발의 사이즈가 맞아도 발이 신발 안에서 움직이게 되면 쉽게 피곤해진다. 반대로 발이 꽉 끼어서 옴짝달싹할 수 없으면 통풍이 안 돼서 불편을 느낀다. 프로스펙스에서는 절개가 없는 무재봉 일체형 설계를 채택해 발에 맞는 느낌이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또 신발 안쪽에는 보온 기능이 뛰어난 웜텍스를 적용해 촉감이 부드럽고 보온성도 좋아 편안한 피팅감과 더불어 발을 따뜻하게 보호한다고 덧붙였다. 회사 한 관계자는 “무브에어 제품이 한국인의 발 모양에 맞춰 발볼이 편안하도록 디자인했고 소재도 부드러운 니트를 적용해 갑피가 발을 양쪽에서 편안하게 감싸준다”며 “활발한 움직임에도 발의 밀림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피팅감을 준다”고 말했다. 바닥에는 일정한 육면체 모양의 조각을 배열해 미끄럼을 방지하고 바닥과의 접지력을 높였다고 한다. 재질도 발포 고무다. 일반 고무보다 가볍고 미끄럼 방지 효과가 좋다. 덕분에 오래 걷고도 발이 피곤하지 않았다. 몇 년 만에 처음이었다. 앞으로 달리기뿐 아니라 걷기 운동에도 적절한 운동화가 필요함을 재차 실감한 시간이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