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국어 역대급 난이도…정시모집 승부처 될 듯

14년 만에 표준점수 최고점 150점대…최고점자 작년의 5%
수학 어려웠지만 최고점자 늘어…영어 1등급 작년 절반 수준

2019학년도 수학능력시험 영역별 등급.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수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채점결과를 보면 이른바 주요과목으로 불리는 국어·수학·영어영역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난이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어 과목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 수능보다 16점이나 올랐다. 이에 따라 국어를 잘 본 수험생이 정시모집에서 크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게 형성된다.

수학 가형과 나형도 표준점수 최고점을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작년 수능보다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절대평가가 이뤄지는 영어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을 획득해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5.3%로 집계됐다.

◇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 150점…수학 가형과 나형은 133점과 139점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 1등급과 2등급을 가르는 표준점수 기준점(커트라인)은 132점으로 지난해 수능 때에 견줘 각각 16점과 4점 올랐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대로 나타난 것은 현 수능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받은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만큼 차이가 나는지 보여준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올라가고 반대의 경우면 하락한다. 최고점이 크게 상승했다는 것은 시험 난이도가 상승했다는 의미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은 148명으로 작년(3천214명)의 5% 수준으로 확 줄었다. 국어 1등급을 받은 수험생도 2만4천723명(4.68%)으로 지난해(2만5천965명·4.9%)보다 감소했다. 국어 1등급 수험생 간 표준점수 격차는 최대 18점으로 작년(6점)보다 크게 늘었다. 시험의 변별력이 커진 것으로 국어점수 1점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어 수험생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특히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들의 합격 당락은 국어성적이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연계 최상위권 대학들은 국어성적을 과학탐구성적 못지않게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소위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항들이 작년보다는 쉽게 출제된 결과”라면서 “수학을 못 본 수험생의 경우 국어성적으로 이를 극복해냈는지가 대입성패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두 번째로 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는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인 수험생 비율이 5.3%(2만7천942명)로 작년(10.0%·5만2천983명)의 절반 수준으로 매우 감소했다. 원점수 80점 이상으로 2등급을 받은 수험생도 올해 14.34%(7만5천565명)로 지난해(29.7%·15만6천739명)보다 적었다. 영어가 어렵게 출제돼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한 수험생이 많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그만큼 정시모집 지원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영어 평가방식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정시모집에서 반영비율을 줄인 대학이 많다. 이에 따라 ‘어려웠던 영어’는 정시모집에서 다른 주요과목인 국어와 수학의 영향력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사탐 9과목 중 6과목이 표준점수 최고점이 1등급컷

사회탐구의 경우 1등급 커트라인이 과목별로 63~67점으로 작년과 같았다. 올해 사회탐구 9과목 가운데 ‘법과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3과목을 뺀 나머지 6과목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곧 1등급 커트라인이었다. 최고점자만 1등급을 받았다는 뜻이다. 과학탐구 1등급 커트라인은 과목별로 64~67점에 분포됐다. 물리 Ⅰ·Ⅱ 1등급 커트라인과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66점으로 같았다.

제2외국어/한문영역에서는 응시생이 가장 몰리는 아랍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91점으로 9개 과목 가운데 최고였다. 아랍어는 ‘허수 응시생’이 많은 탓에 평균이 낮아 다른 수험생보다 몇 문제만 더 맞혀도 표준점수가 높게 나와 ‘비트코인 투자’에 버금간다는 평을 받는다. 아랍어 다음으로는 베트남어Ⅰ(81점)과 일본어Ⅰ(72점)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았다.

/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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