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저신다 아던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시기가 연내냐, 아니냐보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 촉진하고 큰 진전을 이루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 약속을 받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어질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보다 큰 비핵화 진전이 나올 수 있게 촉진·중재·설득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공식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남북회담을 통해 북미회담의 성공을 이끈다’는 뜻으로,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 소신이 묻어 있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내 코디스호텔에서 저신다 아던(오른쪽) 뉴질랜드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소를 짓고 있다./오클랜드=연합뉴스
이날 문 대통령은 “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 군사긴장 완화, 김 위원장 서울 답방 등이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공감했다”며 “김 위원장 서울 방문은 분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고 그 자체가 남북 화해, 평화의 진전, 나아가 비핵화 진전에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 귀국 직후인 5~6일께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방남을 전격 발표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초 거론됐던 오는 13일 전후는 현시점에서 준비하기에 너무 촉박하므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17일) 직후에 내려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 평양 방문(9월18~20일) 꼭 3개월 후인 18~20일 서울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의 진정성을 입증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듣는 등 명분과 실리 모든 면에서 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사상 첫 서울 방문 일정으로는 다양한 예상이 나온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평양 방문 직후부터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때 갈 곳에 대한 아이디어를 취합해왔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정보기술(IT)에 관심이 많으므로 김 위원장이 삼성을 찾을 수 있다”며 “대기업이 북한에 투자해주기를 바라는 의사를 그런 식으로 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밖에 날씨가 좋으면 한라산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며 KTX를 타고 부산에서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또 남산타워,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에서 연설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야당의 반발이 변수다.
물론 북한의 최종 발표까지 알 수 없다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나온다. 북미정상회담 전에 서울을 찾아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남한 내 반대 여론도 적지 않아 북미정상회담 이후 서울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오클랜드=윤홍우기자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