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열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난소경계성 종양을 복강경으로 절제하는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아산병원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부인암센터는 연간 약 600건의 부인암은 물론 1,000건 이상의 자궁·난소 양성종양을 수술한다.
특히 배를 크게 절개하고 악성·양성종양을 제거하는 개복수술 대신 환자의 흉터·통증을 최소화하고 수술 중 출혈과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여주는 복강경·로봇수술의 비중이 높다. 자궁암 수술의 경우 복강경·로봇수술의 비중이 2005년 50%를 넘어섰고 최근에는 90%를 웃돈다. 수술의 큰 흐름을 절제부위를 최소화한 최소침습수술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해온 셈이다.
개복수술을 받으면 아랫배에 10㎝ 이상 상처가 남는다. 반면 복강경수술은 보통 복부 3곳을 1㎝ 정도 째고 이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도구를 집어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통증과 출혈·수혈 위험이 작고 입원기간이 짧으며 빠른 배변 기능회복 등 장점이 많다. 최근에는 배꼽 한 곳만 2㎝가량 째고 수술도구 등을 집어넣는 단일공 복강경수술을 하기도 한다.
남주현 산부인과 교수팀의 경우 2013년 일찌감치 세계 첫 자궁경부암 복강경수술 1,000례를 달성했다. 5년 생존율은 97% 수준으로 개복수술과 비슷하고 합병증 발생율은 9% 미만으로 개복수술의 반도 안 된다.
부인암센터는 복강경수술 대상 확대도 선도해왔다. 최근에는 난소에 생긴 10㎝가 넘는 ‘경계성 거대종양’도 복강경수술이 개복수술과 동등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박정열 산부인과 교수팀이 지난 1990~2015년 난소경계성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 643명(종양 크기 중간값 13㎝)을 평균 57개월간 경과관찰한 결과다.
난소경계성 종양은 악성(암)과 양성의 경계에 있으며 암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어 대부분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젊은 가임기 여성에서 발생빈도가 높다. 이번 연구에서 복강경수술을 받은 여성 210명 중 50.5%(106명)가 만 40세 미만이었다.
경과관찰기간 동안 종양이 재발하지 않고 완전히 제거된 환자 비율은 복강경 100%, 개복 99%로 대등했다. 복강경수술의 재발률은 4.3%, 합병증 발생률은 2.4%로 개복수술(각 5.3%, 3.96%)보다 약간 낮았다. 관찰기간 생존율은 둘 다 99%였다.
박 교수는 “경계성 거대종양이 10㎝를 넘으면 골반 직경보다 커 배꼽 높이까지 올라간다”며 “오랜 노하우가 쌓이고 발전된 기술이 도입되면서 최근에는 딱딱한 고형성분의 비중이 낮은 종양의 경우 20~30㎝ 크기도 복강경수술로 파열 없이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딱딱한 고형성분의 비중이 많으면 10㎝가 안 되는 종양도 개복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딱딱한 부분이 많으면 난소암일 가능성이 높다.
어떤 수술을 할 지는 초음파·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박 교수는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상담해 적절한 수술방법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