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아보이는 대형 피아노가 무대 한가운데에 자리하고 무대에 오른 5명의 배우가 관객들에게 숨쉴틈 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긴장감을 선사하는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베토벤과 조카와의 실화를 모티브로한 팩션드라마로, 실존인물인 베토벤과 가상인물인 마리를 통해 서로의 진실을 꺼내놓는 첨예한 관계를 드라마틱하게 완성, 프리뷰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피아니스트(강수영 분)의 등장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피아노 연주는 시작되고 관객은 편지 속 스토리로 빨려들어간다. 베토벤은 공연하는 110분 내내 무대를 떠나지 않고 자신의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고스란히 지켜보며 오롯이 변화된 자신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쏟아놓고 그 옆엔 피아니스트를 연기하는 배우 강수영의 피아노 라이브 연주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극의 시작부터 등장, 발터를 연기하는 아역의 놀라운 연기는 베토벤과의 대치 장면에서도 관객들을 깜짝 놀랄 연기력을 선보여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뮤지컬 <루드윅:베토벤 더 피아노>는 베토벤과 조카 카를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새롭게 창작된 팩션드라마다. 실제 베토벤이 동생의 아들인 카를을 아들로 입양하고 그를 수제자로 키우려 했던 빗나간 사랑을 재구성하였다. 여기에 마리, 발터라는 인물은 극중 상상 속의 인물. 특히 젊은 시절의 베토벤과 대치되는 극중 마리는 그 당시 시대상황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당돌함과 자신감으로 가득찬 신여성으로 건축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는 인물로, 재능이 있음에도 들리지 않음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려는 베토벤에게 당차게 훈계하며 “선생님의 음악에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외친다.
어린 시절엔 모차르트와 항상 비교 당해야 했고 20대엔 스스로에게 늘 천재가 아니라고 외쳤던, 혈기왕성한 30대엔 들리지 않는 고통 속에서도 음악에 모든 것을 쏟아냈던 베토벤. 그가 왜 ‘루드비히’가 아닌 ‘루드윅’이란 이름을 그리워했는지 그의 젊은 시절 고뇌와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뮤지컬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는 11월 27일부터 2019년 1월 27일까지 대학로 JTN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