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이후에 출산한 비만하지 않은 여성은 폐경 후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위지선·길기철 산부인과 교수팀이 지난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등록된 폐경 여성 4,546명 중 출산한 적이 없는 여성 등을 제외한 1,328명을 분석한 결과다.
4일 연구팀에 따르면 이들 폐경 여성(분석 시점 평균 63.2세) 중 84%가 골다공증(35%) 또는 골감소증(49%)이었다. 골밀도 정상은 16%에 그쳤다.
골다공증은 뼈를 구성하는 미네랄(특히 칼슘)과 기질이 감소하고 강도도 약해져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골감소증은 골다공증이 약하게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골다공증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첫 출산이 빠르고 초경과 마지막 출산은 늦었다. 또 체질량지수(BMI)·허리둘레가 작은 반면 출산횟수가 많았다. 특히 5세 단위로 끊어 분석했을 때 35세 이후에 출산한 여성은 20대에 출산을 끝낸 여성에 비해 골다공증 유병률이 3배가량 높았다. 골다공증이 있는 폐경 여성의 60%는 비만하든 않든 출산횟수가 4회 이상이었고 1~2회와 3회가 20%가량씩 차지했다. 4회 이상 출산한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골다공증이 없는 여성보다 1.5배(비만)~2.8배(비만하지 않음) 높았다.
다만 연령, 체질량지수, 흡연, 음주, 운동, 교육·소득 수준, 피임약·호르몬대체요법 사용, 모유 수유, 칼로리·칼슘·지방 섭취량, 첫·마지막 출산연령, 출산횟수 등 교란요인을 보정한 후에는 ‘비만하지 않은 여성에서 마지막 출산연령’만이 골다공증 유병률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비만하지 않은 여성의 경우 마지막 출산연령이 많을수록 폐경 후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았다.
위 교수는 “여성의 뼈 손실은 40세 무렵 시작돼 난소에서 에스트로겐 분비가 중단되는 폐경기에 가속화한다”며 “따라서 35세 이후 출산할 경우 임신 중 빠져나온 뼈가 빨리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결혼이 늦어지면서 35세 이후에 출산하는 여성이 많은데 비만하지 않다면 출산 전은 물론 출산 후에도 칼슘 섭취량을 늘리는 등 골량·골밀도 감소 위험을 줄이는 데 신경을 써야 폐경기 골다공증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와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만하지 않은 골다공증 여성의 일일 평균 칼슘섭취량은 386㎎으로 골다공증이 없는 여성(499㎎)보다 23% 적었다.
이번 연구에서 비만은 폐경기 골다공증에 강력한 방어 효과를 보였다. 다만 비만이 골다공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폐경 후에는 지방조직이 에스트로겐 합성의 주요 원천이 되므로 비만이 뼈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위 교수는 이에 대해 “비만 여성의 체중감소는 신체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반면 비만하지 않은 여성의 과도한 식이요법·체중감소는 골 손실, 골밀도 감소, 골절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위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에 발표됐다.
한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골대사학회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골다공증으로 고관절(엉덩관절)이 골절된 50세 이상 환자의 17.4%는 최초 골절 발생 후 1년 안에 사망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