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월드컬쳐오픈코리아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니, 고향에 오랜만에 갔는데 그것도 대권행보입니까? 허허허.”
5일 서울 중구 월드컬쳐오픈코리아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의 박원순 서울시장 초청 토론회가 열렸다.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한 박 시장의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박 시장은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언론사 사회부장·논설위원의 민감한 질문에도 솜씨 좋게 피해갔다.
박 시장은 “저와 문재인정부, 더불어민주당은 하나로 연결돼있다”며 여권과 각을 세우며 ‘자기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노동계 집회에 참석하거나 경남지역·중국 순방을 가는 등의 ‘광폭 행보’에 대해서는 “지역에서 저를 원하는 곳이 정말 많다. 선거 끝나고 6개월 만에 갔는데 너무 예민하게 보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저와 당, 또는 정부를 갈라놓으려 하는 글이나 말이 많지만, 전혀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와 저는 하나의 공동운명체같이 하고 있다”며 “추호의 의혹도 갖지 않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안희정은 날아갔고, 이재명은 잡고, 박원순만 남았다’는 말에 “옛날 정치 공작하는 시대는 지나갔잖아요?”라며 소리 내 웃었다. 그는 “대선이란 것은 사실 본인이 원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시대적 요구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한 일”이라며 “사사건건 그런 관점으로 봐주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 된다”며 “초반에 너무 높았던 게 문제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단임제 대통령제는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국정 지지율 40%대로 지지율이 하락한 것에 대한 답을 했다.
시장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평양과의 교류 협력 상황과 관련해 “북미 정상회담, 남북 정상회담이 발전해 비핵화에 관한 더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면 도시 간 협력모델도 더 진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야가 합의한 서울교통공사 등에 대한 채용 비리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위기는 기회라 생각한다”며 “야당이 부당한 정치공세를 한다는 것을 당당히 밝혀낼 예정”이라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보다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임기 내에 임대주택 보급률을 10%까지 끌어올려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공공임대주택이 가난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조만간 누구나 유치하고 싶을 정도의 고품격 혁신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지난여름 집값 상승을 부추긴 ‘여의도·용산 통개발’ 발언은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 정부와 협조해 부동산 가격 폭등을 반드시 억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달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제로페이’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사용할 유인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신용기능 추가 등을 고민할 수 있다고 했다.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중국을 압박하고 비판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국, 다른 도시를 탓하기 전에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