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혁명 공유가 세상을 바꾼다] 하루 200만명 이용 에어비앤비...美 호스트 年810만원 수익

<2> 공간 가치 높이는 공유경제-샌프란시스코 현장을 가다
■경제 활성화 에어비앤비
10년간 누적 이용객 5억명..호스트 배분받은 수익 87%
지역내 소비해 경제에 활력...취미·기술공유 '트립'으로 확장
■스타트업 키우는 위워크
네트워킹·VC 연계 등 지원...공간제공 넘어 창의·생산성↑
스타트업의 생존율 높여줘...굴지 대기업도 공유오피스 사용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우스오브마켓 지역의 에어비앤비 /샌프란시스코=권경원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우스오브마켓 지역의 한 건물에 들어서니 집주인 둘이 캐리어를 들어주며 반갑게 맞았다. 에어비앤비 직원이기도 한 호스트는 집 내부에 대한 설명과 주의사항, 주변 여행지 등을 꼼꼼하게 짚어줬다. 방 안에는 과일·물부터 캘리포니아 산불에 대비하기 위한 방진 마스크까지 준비돼 있었다. 3배나 더 높은 가격이었는데도 물과 실내화조차 준비돼 있지 않았던 샌프란시스코의 호텔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됐다. 호스트는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해 에어비앤비를 다니면서 직접 운영도 시작했는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와 위워크 등 공간을 나누는 업체들이 공유경제를 발전시킨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파트 거실에서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191개 이상 국가에 진출한 대규모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는 기업가치 450억달러(약 50조원)로 우버(720억달러·약 80조원)·에어비앤비(310억달러·약 34조원)와 3대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이 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에어비앤비 본사 내부 /샌프란시스코=권경원기자

◇전 세계 5억명이 경험한 에어비앤비…여행 방정식 바꿨다=지난 2008년 시작된 에어비앤비는 불과 10년 만에 전 세계 누적 이용객 5억명을 달성했다. 매일 200만명가량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전 세계 어딘가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500만명이 넘는 등록 호스트가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여행을 떠나 호텔에 묵는 기존 방식을 완전히 뒤집어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어비앤비가 경쟁상대로 떠오르면서 기존 숙박 업계와의 마찰도 뒤따르고 있다. 하지만 크리스토퍼 리헤인 에어비앤비 글로벌 정책 및 커뮤니케이션 총괄대표는 “최근 호텔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여행산업의 파이 자체가 커지고 있어 이제는 경쟁보다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들에게 부가수입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플랫폼이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미국 호스트의 1년 평균 수입은 7,300달러(약 810만원) 수준이다. 호스트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익은 대부분 지역 내에서 소비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집주인에게 배분되는 숙박비의 87% 중 35%는 생활비, 13%는 집 관리비, 6%는 청소비, 나머지는 교육이나 여행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기업가치 올리는 공유 오피스=사무실 공유 기업인 위워크는 전 세계 24개 국가 330개 이상 지역에 분포돼 있다. 위워크에 입주한 기업은 스타트업뿐 아니라 중견기업·대기업까지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엘턴 곽 북캘리포니아 제너럴 매니저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포춘 500대 기업 중 30%가 위워크를 이용하고 있고, 특히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 지역은 50%로 비중이 더 높다”고 밝혔다.

위워크는 공간 제공을 넘어 교류확대 등 입주기업들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령 건물 내부 계단과 커뮤니티 공간 등을 설치해 고객들이 서로 마주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위워크 비즈니스인텔리전트팀(BI)이 각 층에 속한 기업의 특징,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는지, 오피스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등의 데이터를 꾸준히 분석한다.

곽 매니저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업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화장실 개수, 오피스 위치, 콘퍼런스룸 개수 등을 적용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위워크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의 3년 후 생존율은 다른 스타트업보다 12% 더 높다는 자체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로 위워크에 입주했던 5명 규모의 작은 스타트업 한 곳은 위워크에서 제공하는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적극 활용한 결과 몇 년 뒤 직원 300명의 회사로 성장하기도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위워크의 한 사무실 내부 /사진제공=위워크

◇여행·주거·교육…공유실험은 계속된다=공간을 나누는 기업들은 연관 산업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해나가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2016년부터 트립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호스트가 자신의 기술이나 취미 등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한국의 경우 올 8월 기준 450개 이상의 트립이 등록되며 전년 대비 615% 이상 빠르게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리헤인 총괄대표는 “단순히 온라인을 통해 숙박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호스트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워크는 위워크랩스를 통해 스타트업들의 맞춤형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곽 매니저는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벤터캐피털리스트(VC)과 관계를 맺도록 돕고 멘토링을 제공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되고 싶다”며 “위워크와 위워크랩스·위그로 등의 서비스를 통해 일하고 삶을 즐기는 모든 것이 가능했으면 좋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샌프란시스코=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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