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 3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조심스럽게 확인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6월·9월 모의평가에 맞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해온 학생들이 많이 놀란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어려워지면 교사들이 학생들의 진학지도를 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아집니다. 결국 학원만 배 불리는 셈이죠.” (유석용 서라벌고 교사)
올해 수능의 난도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높아지면서 5일 자신의 성적표를 받아 든 학생들과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 모두 난감한 표정이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실제 점수를 받아들고 “가채점을 통해 대강 점수를 알고 있었지만 실제 등급을 받아보니 한숨만 나온다”며 착잡해했다. 서울 경복고의 엄모(19)군은 “가채점 결과보다 점수가 떨어졌다”며 “수능 성적이 좋지 않아 대입전략도 세우지 않았다. 재수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진학교사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유석용 교사는 “가뜩이나 대입에서 불안함을 가진 아이들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 수능”이라고 지적했다.
수험생들은 성적표를 받아든 뒤 곧장 입시 손익계산을 하느라 분주했다. 변별력이 확보된 수능이었던 탓에 최상위권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지만 중·상위권 학생들은 지망 가능한 학교를 찾느라 분주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성적 인증’과 함께 지원 가능한 학교군을 문의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진학사·메가스터디 등 각 입시업체의 정시 예측 서비스에도 많은 수험생이 몰렸다.
입시업체들은 정시에서 주요 대학 의대의 경우 표준점수(국·수·탐 600점 만점 기준)로 405~410점을 받아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대 경영대는 405점 안팎을 받아야 합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연세대·고려대 경영학과 402~403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 398~399점,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396점 등으로 예측됐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성적표를 받고 기뻐하거나 슬퍼할 시간이 없다”며 “가나다군별로 두세 군데 정도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아 어느 곳이 유리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동영·신다은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