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을 웃게 하자"...시몬스의 상생

전국 100곳에 30억 특별장려금
36개월 무이자할부 시몬스페이 등
가구업계 경기 부진으로 고전 속
비용축소 아닌 대리점과 협력 꾀해
협력업체 납품단가도 두차례 인상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 경기 부진으로 가구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협력업체 및 대리점과의 동반성장을 꾀하는 한국 시몬스의 역발상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시몬스는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대다수 업체들이 인력감축이나 원가 절감 등 비용 축소로 대응하는 것과 달리 협력업체의 납품 단가를 인상하고 대리점에 파격적인 특별 장려금을 지원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로 상생협력에 나서고 있다.

5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시몬스침대는 최근 대리점 지원 강화책으로 전국 100여개 대리점에 총 30억원에 이르는 특별장려금을 지원했다. 경기 불황 속에도 소비자와의 최접점에서 지역 상권을 공고하게 지켜준 소상공인 대리점에 보답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대리점의 크기와 매출 규모에 관계없이 매장 당 현금 3,000만원씩 일괄지급했고, 더 나아가 기존에 대리점이 부담했던 제품 배송비도 본사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시몬스페이’ 도입도 같은 맥락이다. 시몬스페이는 본사에서 진행하는 대리점 지원책의 하나로 전국 공식 대리점에서 이용 가능한 장기 무이자할부 프로그램이다. BC·국민·삼성·현대·하나·농협 등 국내 주요 카드사와 제휴해 소비자에게 36개월 카드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통상 일반 가구 대리점들은 고객 유입 효과가 높은 카드 장기 무이자 할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어도 높은 카드 수수료 탓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시몬스는 본사 차원에서 카드사와 제휴를 맺고 36개월 할부 구매시 판매가의 20% 안팎으로 발생하는 장기 할부수수료를 모두 부담한다. 시몬스는 시몬스페이를 통해 주요 파트너인 대리점과 동반성장과 신규 고객 유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시몬스 관계자는 “회사는 고가 브랜드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동안 시몬스에 접근하지 못했던 신규 고객층을 흡수, 프리미엄 침대 시장의 저변을 넓힐 수 있어 좋고, 대리점은 각자의 상권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황일수록 대리점은 자체적으로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방법이 적기 때문에 시몬스페이가 신규 고객을 유입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몬스가 11월 초 시몬스페이 도입 후 결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시몬스의 엔트리 제품 가격대인 100만~300만원대에서 신규 고객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몬스페이는 제품의 퀄리티는 유지하면서 고객의 진입 장벽을 낮춰 프리미엄 시장을 확장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불황에도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시몬스의 역발상 전략은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시몬스는 올 들어서 두 차례나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인상했다. 매트리스 원부자재, 프레임 등을 납품하는 중소협력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시행 등으로 인건비가 크게 늘어난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특히 프레임 협력업체의 경우엔 시몬스에 전량 납품하는 오래된 파트너들이 많다. 시몬스 관계자는 “시몬스에게는 납품하는 업체들이 최고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협력업체들이 비용에 쫓기지 않고 품질 관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결국 시몬스의 높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몬스는 납품단가 인상이 제품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도 최소화했다. 시몬스는 최근 매트리스 전 종을 불에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로 바꾸는 과정에서 평균 30~40%의 원가 상승이 발생했지만 소비자 가격은 10% 정도만 올렸다.

김성준 한국시몬스 전략사업부문 이사는 “시몬스는 대리점과 협력사, 본사가 동반 성장을 바탕으로 새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대리점과 협력업체가 함께 윈·윈하는 시몬스의 상생경영 전략이 업계에 좋은 선례를 남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