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아버지에게 버릇없이 군다는 이유로 남편을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시부모의 선처로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검찰청 제공
친정아버지에게 버릇없이 군다는 이유로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안모(37)씨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법원은 아들을 잃어버린 시부모가 며느리를 용서해줬다는 사실을 고려해 감형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안씨에게 원심(징역 5년)을 깨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안씨는 지난 2017년 11월 남편 A씨를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평소 A씨와 가정불화를 겪던 중, A씨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언성을 높이는 등 불손한 태도를 보이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남편에게 중한 상해를 입혀 사망케 한 것으로 아무리 무거운 형을 받더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멀쩡한 아들을 잃어버린 부모의 애통한 심정을 생각해도, 쉽게 선처할 수 없는 큰 죄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래 남편을 살해하려던 것은 아니었고, 욱하는 마음에 흉기를 휘둘렀다가 우연히 안 좋은 일이 겹친 것으로 생각된다”며 “법정에서도 계속 울며 죄송하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판부는 안씨 측이 남편의 사망에 병원의 과실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병원에서 안 죽을 것이라고 했는데 갑자기 새벽에 사망했다고 하니 ‘우리 남편을 살려냈어야지’라는 생각에 다툰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런 주장을 충분히 할 만한 상황이었다고 공감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어머니가 용서하지 않았다면 1심처럼 무거운 형을 선고하려고 했는데, 며느리가 죽일 듯이 미웠을 텐데도 용서해주셨다”며 “시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형을 약간 삭감하기로 했다”며 감형의 직접적인 이유를 설명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