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교섭단체는 6일 오후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 극심한 진통을 겪다 끝내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 채 오후 2시 예정돼 있던 국회 본회의를 취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애초 이날 정오로 설정한 합의 시한이 지나면 예산안 처리가 다음 주로까지 밀릴 수 있다며 야당을 압박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쟁점 예산에 이견을 보이며 물러서지 않았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중심으로 한 선거제 개혁을 예산안 합의문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추가 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민주당 홍영표·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지며 합의점을 모색했다. 최대 쟁점은 선거제 개혁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협상 도중 기자들과 만나 “선거법에 대해서는 얘기 안 한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합의하자고 하는데,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고, 김관영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들어가지 않으면 합의에 의미가 없다”고 강력한 의사를 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거대 양당이 바른미래당을 비롯한 중소 정당을 배제하고 예산안 합의 처리를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날 오전 각 당 대표와 원내대표,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제 개혁에 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기 어렵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는 일단 취소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국회 관계자는 “여야 3당 원내대표가 합의해 문희상 국회의장이 오늘 본회의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오늘보다는 내일 본회의를 개의해 법안과 예산을 한꺼번에 처리하자는 취지”라고 전했다.

본회의는 여야가 합의한 예산안을 정리하는 속도에 따라 7일 오후 2시나 4시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