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진단 기술로 고급 질병정보 제공"

■기창석 GC녹십자지놈 대표
유전자진단 효용성 확대 연구 주력
다양한 건강검진 진단 항목도 개발
NGS 등 차세대 신기술에도 도전장
매출 가파른 성장...올 100억 달성


“매년 받는 건강검진에서 체중이나 키 같은 기본 검사 대신 개인 맞춤형 질병 정보를 제공하면 건강검진의 품질이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4일 경기도 용인 목암타운에서 만난 기창석(사진) GC녹십자지놈 대표는 “소비자에게 진짜 정보를 줄 수 있는 건강검진검사에 포함될 다양한 유전자 진단 항목들을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전까지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6월 GC녹십자지놈의 대표로 부임한 기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 취임 후 첫 인터뷰를 가졌다.

GC녹십자지놈은 유전자 진단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진단하고 예방하는 유전자 진단 업체다. △검진검사 △산부인과진단 △암/희귀질환 △소비자직접의뢰(DTC)유전자 검사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 대표는 취임 이후 검진검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매출 74억원)까지는 건강검진 매출이 1%가 안 됐는데 올해는 현재까지 16%로 늘었고, 내년에는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유전자 진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GC녹십자지놈의 매출도 올해는 100억원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전했다.

기 대표가 검진검사 매출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시장성 때문이다. 기대표는 “질병 진단 시장은 질병 환자 수 이상으로 커질 수 없다”며 “누구나 매년 한 번씩 받는 건강검진에 유전자 진단 서비스가 포함되면 유전자 진단의 필요성을 알리고 회사의 매출도 늘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기 위해 기대표는 ‘유전자 진단 효용성 확대’를 위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기 대표는 “매년 받는 건강검진에서 체중이나 키 같은 기본 검사 대신 정말 도움이 되는 개인 맞춤형 질병 정보를 제공하면 건강검진의 품질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제약업계에서는 12가지 항목으로 엄격하게 제한된 DTC 유전자 검사 항목 확대 목소리가 높지만, 기 대표는 이 부분은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내놨다. 지금 수준의 진단 결과 분석 수준으론 검사 항목이 늘어나더라도 시장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기 대표의 생각이다. 지난해 DTC를 하는 국내 모든 업체가 벌어들인 매출은 100억원 수준이다.

그는 “지금 DTC 검사 결과는 술을 줄이라거나 운동을 자주 하라는 등의 뻔한 이야기 뿐인데, 검사 결과를 분석해서 향후 어떻게 행동해야할 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려면 항목 수의 확대보다는 분석 인력의 수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점에서 GC녹십자지놈은 확실한 강점이 있다. 지난달 기준 53명의 임직원 중 6명이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고, 진단병리사도 17명에 이른다.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대형병원 교수직을 내려놓고 치열한 경쟁에 놓인 작은 기업의 대표를 택한 기 대표의 결정은 부임 당시 업계에서 논란이 됐다. 하지만 기 대표는 자신에겐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0년 진단의학과 전공의를 마친 후부터 유전자진단 한 우물을 파온 기 대표는 최초로 유전 질환 원인 유전자를 규명한 사례만 100가지가 넘는다. 그간 받은 상만 해도 과학기술우수논문상(2012)과 함춘학술상(2016), 의당학술상(2017) 등 셀 수 없이 많다.

기 대표는 “최신 유전자 진단 기술인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 기업이 나서는 게 세계적인 흐름인데, 진료 중심의 병원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도전을 결심했다”며 “직접 환자를 대하는 게 아닌 진단검사과에 주로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작은 기업이어도 중압감과 긴장감은 대표 자리가 더 크다”고 말했다./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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