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美, 고율 관세 부과에도 수입산 철강수요 안줄었다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도 미국의 수입산 철강 수요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입산 철강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국 철강업체들이 25%의 관세를 물고도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며 관세 벽을 뚫고 대미 철강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부터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매기고 있다.

미 상무부와 철강협회(AISI)에 따르면 10월 미국으로 수입된 철강 완제품은 200만톤으로 전달보다 7% 증가했다. 올 1월부터 10월까지 미국으로 수입된 철강 완제품의 경우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13% 줄었지만 수입액 규모는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점유율 변화없는 이유는

제품 가격 관세 이상으로 올려

운송비 등 더해도 경쟁력 우위

미 철강업체들이 관세 폭탄을 맞은 수입산 철강을 시장에서 고립시키는 대신 제품가격을 ‘철강 관세’ 이상으로 올려 수익을 올린 덕분에 미국의 수입산 철강이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며 미국 수출을 지속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예들 들어 열연 코일 강판 가격은 지난해보다 22% 오른 톤당 760달러로 일부 국가의 강판 가격보다 70%가량 높다. 미국 철강사들이 가격을 올려 유럽과 아시아 철강업체들은 고율 관세와 운송 비용을 더하더라도 가격 면에서 미국 철강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 철강 시장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5분의1 이상으로 전해졌다.

미국 철강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일단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내 철강 생산은 올 들어 지난해보다 5% 증가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호황도 잠시. 유가 하락과 경기둔화 조짐에다 25%의 철강 관세가 원상회복될 경우 미 철강산업은 다시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고 WSJ는 우려했다. 이는 수입산 철강의 미국 내 입지가 더욱 굳건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 철강업체들의 생산능력 확장 움직임과 관련해 현재의 높은 가격으로 채산성에 맞춘 설비를 추가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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