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자 가장 강점을 가진 분야다. 제조업이 힘을 내야 지역 경제도 활력을 찾고 경제도 더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제조업 중심의 지역 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조선을 시작으로 자동차와 기계 부품 산업 등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 힘겨운 나날이 이어졌다. 울산과 거제, 군산 등이 직격탄을 맞았고 후유증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끝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 제조업 분야에 주목할 만한 일이 있다”며 “자동차는 수출 감소와 구조조정 등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 생산이 전년 대비 감소하다가 8월부터 10월까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 분야도 10월까지 수주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늘어 세계시장 점유율이 44%를 차지하는 등 세계 1위를 탈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럴 때 기업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정부로서 당연한 소임”이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일자리 마련을 넘어 산업적 기반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미래 세대를 위한 새 성장동력을 준비하고 있는 지방정부와 지방 공기업, 향토기업들 가운데 본보기가 될 만한 곳을 찾아 ‘2018 대한민국을 빛낸 지역경제 리더’로 선정하고 지면을 통해 소개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선적부두에서 수출용 자동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에서 선박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먼저 부산 지역은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가 얼어붙은 지역 경기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100%에 육박하는 부산공장 가동률을 기록한 르노삼성차는 올해도 주력 차종을 생산하면서 협력사와 함께 또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부산공장을 주축으로 한 지역 사회공헌에도 힘쓰면서 지역 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전한 운영을 책임지는 고리원자력본부는 안전한 원전 운영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지역 사회와 눈높이를 맞추고 있으며 인근 지역의 복지와 문화, 소득 증대,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광주시는 현대자동차와 합작법인을 통해 완성차 공장을 설립하는 ‘광주형 일자리’ 협상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광주시 투자협상단은 애초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지난 2일까지 협상을 끝내려 했지만 현대차와의 견해 차이가 상당해 난항을 겪고 있다. 광주시는 국회 예산 일정을 넘기더라도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내년도 국비에 사업비를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이달 말까지 협상을 타결해 현대차의 투자를 끌어내 내년도 추경에 사업비를 포함시킬 수 있다는 복안이다.
울산은 조선 수주 회복과 함께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녹록지 않은 국제 경쟁 속에서도 자동차가 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석유화학 분야는 구조조정을 통해 유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안정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의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 것은 2015년 한국화학연구원이 중심이 돼 출범한 ‘화학네트워크포럼’이다. 화학 관련 전문가 집단으로 울산 석유화학 산업의 미래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 등 싱크탱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화학포럼은 중소·중견기업 최고경영자, 석유화학단지 공장장, 연구소장, 대학교수, 연구소 및 공공기관 박사 등 100여명이 참여했다.
석유화학 공장 장치를 유지하는 설비 관리 분야에선 여전히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1년 설립한 메츠가 선두에 있다. 풍부한 경험을 가진 각 부문의 전문가로 구성된 메츠는 석유화학 설비 관리에서 시작해 현재는 정유공장, 화력 및 원자력발전소 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종합 플랜트 건설 전문업체로 성장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북미 수출형 닛산로그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지난달 27일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닛산로그 누적생산 50만대 돌파’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광주은행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고객중심경영 실천을 약속하며 100년 은행으로 비상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특히 올 한해 돋보이는 지역 상생경영은 물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하고 서민을 위한 금융상품과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개발해 스타트업과 청년창업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며 금융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는 지역 기업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7월 대구상공회의소와 손잡고 신사업 진출이 필요한 수요 기업을 발굴해 공공기술 이전 및 연구소기업 설립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대구상의 회원사를 중심으로 한 우량 연구소기업 설립을 중점 추진 중이다. 대구특구본부는 지난해 11월 연구소기업 100개를 돌파했는데 이는 특구 출범 6년 만에 이룬 성과로 국내 연구개발특구 가운데 가장 빠른 것이다.
경북 김천시는 혁신도시 이전과 기업 유치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공동화되는 구도심을 활성화해 균형발전을 이뤄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유럽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현지를 방문해 투자유치 활동과 함께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해 유럽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이를 구미시에 접목할 계획이다.
/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