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4,5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 나선다. 생활 SOC는 문화·체육·교육시설 등 지역 기반시설로 정부가 역점을 두는 사업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중 4,500억원 규모의 생활 SOC 투자 전용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 대상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자금을 조성한 뒤 투자 대상을 찾아 투자하는 방식의 펀드를 말한다. 국민은행이 앵커출자자(LP)로, KB자산운용이 운용사로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은 10여개 금융사를 출자자로 모을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앵커출자자로 참여하는 만큼 수백억원 상당의 자금을 독자적으로 출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방식은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이뤄진다. BTL은 민간이 자금을 들여 공공시설을 건설하고 완공 이후 소유권은 정부로 이전하되 정부는 민간 사업자에게 임대료를 지불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KB금융은 펀드 목표금액이 채워지면 군 주거시설 건설사업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교육·문화·복지·체육 등 다양한 생활 SOC 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생활 SOC 펀드 조성과 투자를 통해 민자 인프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정부는 내년 생활 SOC 예산으로 올해보다 50%나 늘어난 8조7,000억원을 편성해 시장 규모도 커졌다. KB금융의 한 관계자는 “생활 SOC는 지역사회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지어지는 만큼 사회적 역할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강릉 석탄화력발전소, 서울∼광명고속도로 등 조 단위 규모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주선을 성공한 데 이어 생활 SOC 투자를 통해 인프라금융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KB금융은 지난 2008년 국내 금융사 중 처음으로 인프라 담당 부서에 순환근무를 하지 않는 전문직군을 두며 인프라금융 부문 육성에 공을 들여왔는데 서서히 성과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펀드 조성을 통해 국민은행은 자금공급 역할을 하고 KB자산운용은 운용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다방면에서 업무협력을 할 수 있다”면서 “윤종규(사진) KB금융 회장의 ‘원펌 KB’ 전략이 빛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