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만찬/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무역전쟁 휴전’을 논의할 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딸 체포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 등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의 한 관리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과 만찬을 하기 전까지 미국이 캐나다에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부회장의 인도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중 정상이 만났던 지난 1일 캐나다 사법당국은 화웨이의 창업주인 런정페이의 딸인 멍 부회장을 밴쿠버에서 체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과 만찬 회동을 하고 추가 관세 유보와 무역 협상 재개 등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인지 여부와 관련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거기에 대한 대답은 내가 모른다”고만 밝혔다.
이어 볼턴 보좌관은 “이런 종류의 일은 꽤 자주 일어난다. 우리는 그 모든 일을 대통령에게 일일이 보고하지는 않는다”라며 미중 정상회담 전까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멍 부회장을 체포하려는 계획 자체는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정부가 미·중 무역 담판과는 별도로 멍완저우 체포 계획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볼턴 보좌관은 “법무부로부터 들어서 미리 알고 있었다”라면서 멍 부회장의 세부 혐의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한 정부 관리를 인용해 멍 부회장의 체포 전 미 법무부가 백악관 법률고문실에 이 사실을 통지했다고 전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리처드 바(공화·노스캐롤라이나) 위원장과 마크 워너(버지니아) 민주당 간사에게도 함께 체포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볼턴 보좌관은 인터뷰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의 ‘기술 도둑질’도 맹비난했다.
그는 “우리는 오랫동안 중국 기업들이 빼돌린 미국의 지식재산을 사용하고, 기술이전 강요에 관여하고, 특히 정보기술(IT)에서 중국 정부의 목표 달성을 위한 무기로 쓰이는 관행을 크게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체포 건에 관한 것은 아니지만, 화웨이는 우리가 우려해온 회사들 중 하나”라며 “다른 회사들도 있다”고 언급했다./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