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년 2월께로 예상되는 차기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불거지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잔류파와 비박(비박근혜)계·복당파 간 계파 갈등을 차단하고 당내 화합을 도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비박계·복당파의 수장으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7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는 분열된 우리 당이 화합하고 통합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나는 여러 모임에서 ‘전당대회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말을 여러 번 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저처럼 대통령을 모셨던 핵심들, 그리고 탈당했다가 복당한 사람들 중에서 주동적인 입장이 있었던 사람들, 그리고 선거 참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출마를 안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항상 저부터 실천하는 사람이니 그런 차원에서 이번 한 번은 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복당파 김학용 의원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동안 친박계를 비롯한 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비판이 제기돼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책임이 있는 복당파 의원들이 원내대표뿐 아니라 당 대표까지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당 분위기에 부담을 느낀 복당파 내부에서도 김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학용 의원도 5일 “김 의원이 ‘나는 전혀 (전대 출마) 생각이 없으니 너 편하게 나가라’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복당파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알려졌던 박 전 대통령 불구속 재판 촉구 결의안에 대해서는 “촉구 결의안을 말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촉구 결의안은 다른 당과 같이 해야 하는 것이어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다. 두 대통령을 석방해서 재판받게 앞장설 생각이 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