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코스피 시가총액 4위에 오르며 최근 하락장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정지 등으로 순위변동이 일어난 대형주 틈바구니에서 조용한 강세를 띄고 있다. 전기차(EV)용 배터리 사업 부문의 탄탄한 성장세가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LG화학의 시가총액은 24조8,132억원으로 셀트리온(30조7,995억원)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5위는 23조7,172억원인 현대차로, 전통적인 차 제조사를 차세대 이동수단인 전기차가 추월한 모양새다. LG화학의 시가총액은 지난 9월 말까지만 해도 7위 수준이었으나, POSCO와 삼성물산, NAVER 등 기존 상위 10위권 종목들이 다소 주춤한 틈을 타 치고 올라왔다. 9월 말 대비 주가가 3.83% 하락하며 낙폭이 크지 않았던 게 시총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2차 전지 사업이 효자였다. 올해 4·4분기 LG화학의 영업이익은 4,530억원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26% 이상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2차 전지 부문은 4분기에 처음으로 흑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를 구성하는 메탈 원료의 가격 하락으로 원가가 떨어졌으며, 2차 전지 출하량 증가로 생산 단가가 하락했다”며 “내년부터 전기차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으로 출하량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SNE리서치가 전망한 2020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850만 대다. 지난해 판매량(368만 대)의 2.3배에 달한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전지 사업부 가치는 20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긍정적인 전망에 수급도 몰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부터 이달 7일까지 총 1,65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도 LG화학에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 연구원은 “중국 배터리 기업 중 CATL과 BYD의 현지 내부 생산 능력은 현재 50%에서 2020년에는 70%로 확대될 전망이나 이들 외에는 LG화학의 경쟁사가 거의 없다”며 “만약 중국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강화하더라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