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하루 120만배럴 감산 합의

美 제재받는 이란은 빠져
공급과잉 해소 여부 미지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가 미국의 반대를 거부하고 감산에 합의했다.

OPEC+는 지난 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회의에서 산유량을 하루 120만배럴 감축하기로 합의하고 내년 1월부터 6개월 동안 감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소식에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4~5%대 급등하다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2% 오른 52.61달러, 브렌트유는 2.68% 상승한 61.67달러에 각각 마감했다.


감축량 가운데 OPEC은 80만배럴, 비회원 산유국들은 40만배럴을 부담한다. 비회원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는 하루 20만배럴을 감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수년째 내전에 시달리는 리비아는 감산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카타르가 OPEC 탈퇴를 선언한데다 이란의 감산 면제를 OPEC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반대하면서 감산 합의에 진통이 예고되자 국제유가는 2% 넘게 떨어지기도 했다. 원유시장의 패권을 차지하려는 러시아마저 사우디가 요구하는 감산량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러 변수에도 OPEC과 러시아 등이 결국 합의를 도출한 것은 유가가 한 달 만에 30%나 추락하며 배럴당 50달러 선을 위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셰일가스 생산에 힘입어 미국이 75년 만에 처음으로 원유 순수출국으로 전환되면서 산유국들의 위기감을 키웠다.

다만 이번 합의가 장기적인 유가 안정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런던 원유중개 업체 PVM의 스티븐 브렌녹은 “내년 상반기 공급과잉 상태를 피하려면 일일 150만배럴을 감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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