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에 맞선 '노란 조끼' 시위...대규모 폭력 줄었지만 인명피해 여전

8일에만 130여명 다치고 1,000여명 구금
조만간 마크롱이 대책 내놓을 것이란 전망

경찰이 쏜 최루탄에 괴로워 하고 있는 프랑스의 ‘노란 조끼’(Gilets Jaunes) 시위대./사진=AFP

프랑스의 ‘노란 조끼’(Gilets Jaunes)를 입은 시민들의 시위로 130여명이 다치고 1,000명 가량이 구금됐다.

‘노란 조끼’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8일(이하 현지시간) 파리, 리옹, 마르세유 등 전국에서 네 번째 대규모 집회를 열고 부유세 부활과 서민복지 추가대책 등을 요구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의 수는 파리 8,000명, 전국 총 12만 5,0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17일 열린 1차 집회 때 전국에서 29만명이 집결한 데 이어 2차 집회 16만 6,000명, 3차 집회 13만 6,000명으로 계속 줄어왔으며, 이날은 한 주전보다 참가인원이 1만 1,000명이 더 줄었다.


시위로 인한 대규모 약탈과 방화 등 폭력사태도 지난 주말보다 줄었다. 지난 주말 방화와 약탈 등 과격 시위가 벌어졌던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이른 아침부터 중무장한 경찰 병력에 집회 장소를 통제하고 사전에 위험인물들을 체포했기 때문이다. 이날 집회에 동원된 경찰의 수는 전국적으로 8만 9,000명에 이른다. 이날 경찰은 파리 주요 역과 샹젤리제 거리로 통하는 도심 길목에서 일일이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이날 저녁까지 파리에서만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 위해를 가할 만한 물품을 소지한 650명을 비롯해 모두 974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파리 경시청은 “어제와 오늘 새벽에 시위 대비 태세를 전보다 훨씬 더 강화했다”고 밝혔다.

대규모 충돌은 없었지만 인명피해는 발생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파리에서만 7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시위대 120여명과 경찰 20명가량이 부상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와인 산지로 유명한 보르도에서는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에 맞은 남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인 엘리제궁 인근에는 경찰 장갑차가 투입됐다. 파리 시위 현장에 장갑차가 동원된 것은 지난 2005년 파리 인근 낙후지역의 폭동사태 이후 처음이다.

한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한 추가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생방송 대국민 연설에서 “대화는 시작됐으며 계속돼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이 대화의 의제가 될 대책들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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