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산업의 성장세가 놀랍다. ‘미생’ ‘김 비서가 왜 그럴까’ ‘치즈인더트랩’ 등 영화·드라마뿐 아니라 최근에는 인기 웹툰 ‘외모지상주의’가 게임으로 출시되는 등 2차, 3차 콘텐츠로 가공되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올해 웹툰 시장 규모는 약 8,800억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 2013년 1,500억원 규모에서 5년 만에 5배 이상으로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1조원 시대를 앞두고 있는 웹툰 산업이 밝지만은 않다. 시장 성장과 함께 불법 유통되는 웹툰도 증가함에 따라 모처럼 기회를 갖게 된 산업의 발전 동력마저 흔들릴 태세다. ‘2017 만화산업 백서’에 따르면 불법 사이트로 인한 웹툰·만화 업계의 피해액은 지난해 기준 2,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합법 시장의 33%에 달하는 규모다.
불법 유통에 따른 피해가 커지자 정부합동단속반은 올해 5월 월평균 3,500만명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 불법 사이트 ‘밤토끼’의 운영자를 검거하고 현재 18개의 불법 사이트를 폐쇄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사 대체 사이트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업계의 시름은 점점 깊어가는 실정이다. 이들은 모두 국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단속 역시 쉽지 않다.
불법 사이트 유통 피해로 웹툰 플랫폼 업체와 작가들의 수익 감소가 이어질 뿐 아니라 창작 의욕 역시 꺾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이다. 웹툰 불법 감상에 대한 심각성 인식은 △2015년 52.5% △2016년 41.3% △2017년 36.1%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비용 부담(56.9%), 무료로 이용하기 좋아서(28.0%) 등과 같은 이유로 불법 사이트를 찾고 있는데 이는 웹툰을 여전히 ‘공짜’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웹툰이 처한 지금의 상황은 과거 만연하던 불법 음원 다운로드 풍토를 떠올리게 한다. 얼마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웹툰 작가 김풍은 “웹툰 불법 유통은 음원 저작권 문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작가들에게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말년 작가는 ‘불법 복제물을 유통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이며 이러한 불법 복제물을 이용하고 추가 유통하는 것은 공범’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 영상에 직접 참여해 웹툰 불법 공유 사이트 이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제 웹툰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동참과 노력이 필요하다. 웹툰의 불법 유통뿐 아니라 불법 유통 사이트의 이용 또한 저작권 침해에 따른 범죄라는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한다. 정부 또한 엄정하고 지속적인 수사로 이러한 인식이 사회 저변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불법 유통에 대한 신속한 제재와 차단을 위해 관련 법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대한민국 웹툰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자 드라마·영화·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재생되며 놀라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핵심 콘텐츠 산업이다. 정부는 물론 우리 모두의 인식 개선으로 웹툰이 신한류를 선도해나가는 콘텐츠로 성장해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