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사진=연합뉴스
최초의 국제적 인권 합의문인 세계인권선언 채택 70주년을 맞아 10일 국내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올해 대한민국 인권상은 지난 7월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고(故) 노회찬 의원에게 돌아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2018년 인권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세계인권선언은 인류가 추구해야 할 공통적인 최소한의 인권 기준으로, 1948년 12월 10일 유엔에서 채택했다.
이날 기념식이 열린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은 서울시 유형문화재 35호이자 대한민국 인권 역사의 전환기인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이 시작된 곳이다.
기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민정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 외교사절, 인권 시민단체, 주요 종교계 지도자 등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배우 권해효 씨가 사회를 맡은 이날 기념식은 서울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식전 공연과 70주년을 기념한 70회의 타종, 세계인권선언 30개 조항 낭독, 대한민국 인권상 시상, 소프라노 임선혜 기념공연 등으로 꾸려졌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혐오의 말들이 넘쳐나고 전쟁과 기아의 공포에서 탈출한 난민들은 점점 배척당하고 있다”며 “여성은 물리적 폭력을 넘어 디지털 성범죄의 위협에 노출되고, 노인과 아동에 대한 혐오도 일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범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인권의 보호·신장에 공헌한 이에게 주는 대한민국 인권상(국민훈장 무궁화장)은 고(故) 노회찬 의원에게 돌아갔다.
노 의원은 1982년 용접공으로 노동운동을 시작해 노동자의 인권 향상에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도 여성, 장애인 등 약자의 인권 향상에 기여했다.
이날 인권상은 노 의원의 아내 김지선 씨와 동생 노회건 씨가 대신 받았다.
기념식에서는 70주년을 기념해 우리 사회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할 주요 조항을 선정하고, 조항과 관련 깊은 이들이 각 조항을 낭독했다.
1조(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는 인권위 명예대사인 가수 이은미 씨가, 2조(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모델 한현민 씨가, 7조(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며 차별 없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형제복지원 생존자 한종선 씨가 낭독했다. 대체복무자인 야콥 할그렌 주한 스웨덴 대사, 5·18광주민주화운동 고문 생존자 차명숙 씨, KTX 승무원 김승하 씨, 대한항공 박창진 씨,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 유우성 씨 등도 무대에 올랐다.
기념식에서는 ‘아베 마리아’, ‘넬라 판타지아’와 함께 민주화와 인권을 외치는 현장에서 많이 불리면서 한때 금지곡으로 지정됐던 ‘아침이슬’이 울려 퍼졌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다른 참석자들과 함께 아침이슬을 따라 불렀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