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총격 사건에 출동한 토론토 경찰 / 연합뉴스
캐나다 토론토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이 백인보다 20배 많은 등 공권력 집행이 흑인에 더 강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타리오주 인권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흑인 주민에 대한 토론토 경찰의 폭력 사건 대응실태를 심층 조사한 결과 인종에 따라 대응 및 처리 결과가 심각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위원회는 경찰의 흑인차별 논란을 가리기 위해 다년간 실시한 실증 자료 분석 보고서를 통해 “조사 결과가 충격적으로 즉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토론토의 흑인 주민 비율은 전체의 8.8%에 불과한데도 경찰 총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의 70%를 차지하는 등 강력·폭력 사건 대상에서 흑인의 비율이 크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3~17년 기간 경찰 내 특별감사 대상인 강력 사건 244건을 분석한 결과, 흑인 관련 비율이 경찰의 총기 사용 대상의 36%, 물리력이 사용된 사건에서 28.2%에 달했고 물리력 사용으로 인한 사망자의 61.5%가 흑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보고서는 경찰이 물리력을 사용한 사건에서 백인 무기 소지자가 흑인보다 많았으며 경찰을 위협하거나 공격한 경우도 백인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공권력으로 중상을 입거나 사망하는 등 흑인이 경찰에 더 많은 피해를 본다는 흑인 사회의 오랜 의구심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인권위원회 레뉴 맨드해인 위원장은 회견에서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심각한 인권 침해 우려에 대해 토론토 경찰이 심각하게 인식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흑인 인권활동가는 “흑인 사회에서는 수십 년 간 당하고 알았던 사실”이라며 “사실 새로울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보고서는 위원회의 잠정 조사 결과로 최종 결과 및 결론은 오는 2020년 공개할 예정이다. 토론토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어떤 조직·기구도 음·양의 편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서는 보고서의 문제 접근 방식과 통계적 편견에 대해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고 말해 보고서에 대해 일부 불만을 표시했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