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에 위치한 대오조선해양의 복합업무단지 ‘오션 플라자’ 전경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042660)이 올해 실적 개선에 힘입어 자구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 매각을 중단할 예정이다. 조선업 불황으로 거제 지역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아 매물로 내놓았던 자산 가치가 크게 떨어진데다 실적 호조로 다소 여유가 생겨 급하게 매각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최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거제 옥림·옥포단지 사원 숙소와 옥포동에 위치한 연면적 9만㎡ 규모의 복합업무단지 등 총 4,000억원 상당의 부동산 매각 계획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일감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 해 플로팅 도크 매각도 중지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과거 다섯 개의 플로팅 도크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중 2개를 매각했으며, 현재 3개를 가지고 있다.
애초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안에 거제 부동산을 매각할 계획이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 시스템을 통해 옥림·옥포 사원 숙소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입찰자들이 제안한 가격이 기대치에 못 미쳐 유찰된 바 있다. 거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조선업 경기가 악화해 부동산 시장에도 한파가 몰아쳤기 때문이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부동산 매각을 내년 이후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수주도 살아나면서 아예 자산 매각 계획을 접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대우조선해양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3·4분기 영업이익이 1,7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올 들어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수주 목표 달성도 유력하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올해 올해 수주 목표금액(73억달러)의 85% 수준을 달성했으며, 10억달러에 달하는 인도네시아 잠수함 3척도 수주를 앞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내년에도 수주 물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향후 경영 환경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도 자산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굳이 부동산 매각을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활용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매각을 완료한 마곡 연구센터(R&D) 부지의 경우도 지난 2015년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3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처분했지만 대우조선해양 내부적으로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