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도 못 막는 골프열정…이것만 알면 스코어도 쑥

‘한국 골퍼들이 골프를 치지 못하는 날은 골프장이 영업을 하지 않는 날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뚝 떨어진 기온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우리의 열혈 골퍼들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칫하면 건강과 스코어를 모두 잃을 수 있는 게 요즘이다. 추위 속 라운드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상식들을 살펴봤다.

◇비거리가 짧아짐을 명심한다=찬 공기는 따뜻한 공기보다 밀도가 높아 볼이 받는 공기 저항이 크다. 최근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타구 분석기인 트랙맨 실험 결과 기온이 섭씨 10도 내려갈 때마다 볼의 캐리(떠서 가는 거리)가 약 2야드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낮 기온이 섭씨 5도라면 35도였던 여름에 비해 6야드가 짧아지는 셈이다. 추위 속 몸의 컨디션 등까지 고려하면 10야드 이상이 줄어들 수 있어 적어도 한 클럽은 길게 잡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뜻한 볼’은 잊는다=골프볼을 따뜻하게 데우면 비거리가 늘어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필드에서는 활용하기 힘든 팁이다. 미리 데워진 볼을 가지고 첫 홀에 나서는 것은 규칙 위반이 아니지만 라운드 도중 볼에 열을 가하는 것은 반칙이다. 규칙 위반은 볼을 데우더라도 거의 동시에 외부 기온과 비슷해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도 있다.

◇체온 유지가 스코어 유지=체온을 빼앗기면 집중력과 샷 감각을 빼앗기게 된다. 한 벌의 두꺼운 옷보다 열은 지켜주고 습기는 방출하는 기능성 소재의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게 좋다. 목까지 올라오는 셔츠와 귀를 덮어주는 형태의 골프 모자나 털모자, 주머니 난로, 털장갑 등이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준다. 하의 속에는 레깅스나 얇은 내복을 입고 기온이 많이 낮다면 겉에 방풍 바지나 비옷 바지를 입는 게 좋다. 몸을 충분히 풀어 첫 티샷 전에 등에 땀이 조금 날 정도가 되도록 한다.

◇클럽을 차 안에 두지 않는다=차가운 날씨에 클럽을 차 안과 같은 실외에 두면 그립 부분에 문제가 생긴다. 샤프트와 고무로 된 그립의 열팽창 정도가 달라 온도에 따라 팽창과 수축이 잘되는 샤프트 고무에 균열이 생기거나 미끄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윙 템포를 늦춘다=추운 날씨에는 몸도 마음도 급해지게 마련이다. 걸음걸이도 빨라지고 스윙 템포도 빨라진다. 이럴수록 볼을 정확히 맞히기가 더 어려워진다. 쉽지는 않겠지만 느긋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백스윙을 평소보다 느리게 감아올리고 톱에서 잠깐 멈춘다. 피니시 자세를 제대로 취하겠다는 생각도 리듬에 도움이 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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