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이제 ‘성과’로 말하고 ‘성과’로 승부내야 한다”며 취임 각오를 밝혔다. 이해관계 갈등에 막힌 핵심과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듭 짓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취임사에서 “이제 프레임에 갇힌 정책논쟁에서 벗어나자”며 “당위성에 매몰된 정책, 알맹이는 없으면서 포장만 바꾸는 정책은 그만하자”고 강조했다. 그간 정부에서 수많은 정책을 발표했지만 ‘국민들은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돌파하자는 당부다.
‘최저임금 속도 조절’에 대한 필요성도 재차 밝혔다. 홍 부총리는 “민간의 도전과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들은 그 속도와 강도를 더 높여야 한다”면서 “반면 최저임금 등과 같이 시장의 기대에 비해 속도가 빨랐던 일부 정책들에 대해서는 적극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홍 부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저임금과 52시간 근무제 등 일부 정책의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서 경제에 영향을 줬다”며 “최저임금은 내년부터 시장 수용성, 지불 여력, 경제파급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는 특히 “이해관계 조정의 벽”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각자의 주장과 논쟁만 많았을 뿐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며 “경제주체 간 이견이 있는 과제는 대화, 타협, 양보, 조율에 의한 사회적 빅딜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과감한 결단과 실천이 필요할 때는 망설이지 않겠다”며 “핵심과제에 대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매듭 짓겠다는 각오로 구체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의 엔진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그에 바탕을 둔 도전과 혁신인데 그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하루빨리 민간의 경제하려는 동기가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쌍방향 소통이 필요하다”며 “저부터 자영업자·소상공인, 중소·중견기업, 대기업의 기업인들을 가장 많이 만나는 부총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의 애로 청취와 민간 소통 강화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홍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특별히 주문한 것이기도 하다. 후보자 시절 매주 기업인을 만나 점심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했던 홍 부총리는 “현장방문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저 혼자라도 다녀오겠다”고 공언했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