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암살자’ 블랙 아이스에 출근길 사고 잇따라

강풍 들이친 교량구간서 17대 추돌·단독사고

11일 오전 전남 장흥군 남해고속도로 장동2터널 인근 도로 위에 내린 비가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블랙 아이스’ 현상으로 차량 17대가 잇따라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연합뉴스

“영하권 기온에 비가 내리면서 도로 표면에 살얼음이 얼어 차들이 미끄러진 듯합니다.”

11일 오전 전남 장흥군 남해고속도로 영암 방향 장동2터널 주변에서 잇따라 발생한 자동차사고를 수습하던 경찰은 ‘도로 위 암살자’로 불리는 블랙 아이스(Black Ice) 현상을 주요 원인으로 밝혔다. 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결빙 현상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두 개 터널 사이의 교량 위 구간이다. 허공에 떠 있는 교량 구간에는 강풍까지 들이쳐 기온이 더 빨리 떨어진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오전 7시 30분께 해당 구간에서는 꼬리를 물고 달리던 차량 17대가 잇따라 추돌하거나 단독으로 구조물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1t 트럭과 5t 화물차가 최초로 추돌해 멈춰섰고 뒤따르던 차들이 급제동하면서 2중·4중·7중 등 사고가 이어졌다.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미끄러진 승용차 한 대가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역할을 하는 화단 위로 올라타 나무를 잇달아 쓰러뜨리고 반대편 차로 앞에서야 멈춰서는 아찔한 상황까지 펼쳐졌다.

다행히도 운전자와 동승자 등 4명이 경상을 입는 것에 그쳤다. 평년 기온을 밑도는 추위에 눈과 비까지 내린 이날 오전 장흥뿐만 아니라 화순, 보성 등 인접한 전남 지역에서 모두 25건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동안 전남 대부분 지역에 눈이나 비가 내린다. 기온이 낮은 광주·함평·장성·담양·나주·곡성·구례 등 내륙에서는 1∼3㎝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인다. 비나 눈은 늦은 오후까지 계속 내릴 예정이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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