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1차전에서 베트남 축구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이날 2-2 무승부를 기록한 양 팀은 오는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결승 2차전을 벌인다./AP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11일 아세안축구연맹 스즈키컵 결승 1차전 원정경기에서 말레이시아와 무승부를 기록하자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부킷 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말레이시아와의 경기가 2-2로 끝나자 베트남 축구 팬들은 박항서호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8만여 말레이시아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에도 기죽지 않고 값진 무승부를 지켰기 때문에 오는 15일 홈그라운드인 베트남 하노이 미딘경기장에서 펼쳐질 결승 2차전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한 식당에서 친구들과 함께 박항서호를 응원하던 따 뚜언 하(29) 씨는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국민에게 행복을 가져다준 사람”이라며 “모든 베트남 국민은 올해 스즈키컵에서 베트남 대표팀이 우승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손자를 데리고 응원하러 온 응우옌 꽝 빈(51) 씨도 “아쉽게 무승부에 그쳤지만, 이미 베트남 국민으로서 자랑스럽다”며 활짝 웃었다. 빈 씨는 “박항서 감독 덕분에 한국과 베트남 관계가 점점 발전한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뒤 기자와 악수했다.
이날 베트남 곳곳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대규모 거리 응원전이 펼쳐졌다. 특히 북부 응에안 성 빈시에 있는 호찌민 광장에는 70㎡ 규모의 LED 스크린이 설치돼 1만여 명이 힘껏 ‘베트남 꼬렌(파이팅)’을 외치며 응원전을 펼쳤다. 남부 호찌민시의 응우옌 후에 거리에도 수만 명이 몰려 북을 치고 부부젤라를 불며 경기를 즐겼다. 호찌민시는 응원 인파가 몰리는 지역에 택시 등의 진입을 차단하고 가용한 경찰력을 총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는 많은 비가 내리고 쌀쌀한 날씨였지만, TV와 스크린 등을 설치한 카페와 주점 등지에 모여든 축구 팬들이 박항서호의 승리를 기원했다. 또 곳곳에서 경기 중계방송 소리를 최대한 높여놔 온 동네가 경기장 근처에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했고,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골을 넣었을 때는 환호성으로 건물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