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서울경제DB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47)의 초고속 지하터널 건설 계획이 미국 시카고에서 본격 추진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시카고 인프라스트럭처 트러스트’(CIT) 재무이사 톰 뷰데스쿠의 말을 인용해 머스크의 터널 굴착 회사 ‘보링 컴퍼니’(Boring Company)가 시카고 도심과 오헤어국제공항을 잇는 초고속 지하터널 건설을 위한 환경 평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CIT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이 취임 이듬해인 2012년, 공공 인프라 개선을 위한 민간 투자 확보를 명목으로 설립한 비영리단체로, 시카고 시의 사업 계약 협상을 대행하고 있다.
이매뉴얼 시장과 머스크는 작년 6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시카고 도심과 오헤어공항 사이 총 28km 구간을 12분 내에 주파할 수 있는 초고속 교통수단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최대 16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전기 스케이트 위에 차량을 올려 시속 160~240km의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매뉴얼 시장이 지난 9월 돌연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산 위기에 놓였으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보링 컴퍼니의 환경 평가가 일단 완료되면 시카고 시의회가 프로젝트를 심의할 예정이다.
뷰데스쿠 CIT 이사는 “프로젝트에 대한 합의가 본격 추진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보링 컴퍼니가 연방 및 지자체 법이 요구하는 환경 평가를 수행하기 위해 연방 도로청(FHA), 시카고 교통국(CDT)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의 터널이 주간 도로(interstate roadway) 지하를 지나기 때문에 연방 당국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2016년 ‘교통 혁명’을 꿈꾸며 지하 터널 기반의 교통 시스템 구축 회사 보링 컴퍼니를 설립했다. 이후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 시카고 등에서 야심찬 계획들을 추진해왔으나 아직까지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 상업화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블룸버그는 시카고 프로젝트 환경 평가 착수에 대해 이매뉴얼 시장이 내년 5월 퇴임 전에 프로젝트를 진척시키겠다는 결심을 보인 것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교통 체증이 심한 시카고 도심과 오헤어공항 간 고속화 구상은 전임 리처드 M. 데일리 시장 때부터 추진됐으나 진척되지 못했다. 보링 컴퍼니는 시카고 프로젝트에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개통시 탑승 요금은 우버 또는 택시 이용료 약 40달러(약 4만5,000원)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보링 컴퍼니 측은 워싱턴DC와 볼티모어 간 초고속 지하터널 건설 사업을 위해서도 메릴랜드 교통 당국과 함께 환경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프로젝트의 경우 웨스트사이드의 시험용 터널 4km 구간은 주민 소송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바 있으나,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 본사 인근의 1.6km 시험용 구간은 다음 주 중 공식 행사를 열고 공개할 계획이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