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윙키즈' 주연 도경수 "전쟁통 시대상 탭댄스에 담아 엑소 콘서트서도 보여주고파"

5개월 맹훈련 끝… 대부분 직접 소화
북한 포로 역할 위해 사투리 열공
"제 연기 보고 관객들 공감 하기를"

영화 ‘스윙키즈’에서 로기수로 열연한 도경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영화 ‘스윙키즈’에서 로기수로 열연한 도경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영화 ‘스윙키즈’에서 로기수로 열연한 도경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영화 ‘스윙키즈’에서 로기수로 열연한 도경수.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과속스캔들’ ‘써니’ 등 작품마다 흥행신화를 써온 강형철 감독은 매번 영화를 내놓을 때마다 스타 배우를 배출해냈다. ‘과속스캔들’에서는 박보영과 왕석현, ‘써니’에서는 강소라와 심은경이 일약 스타텀에 올랐다. 강 감독이 ‘타짜-신의 손’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영화 ‘스윙키즈’에서 단연 돋보이는 배우를 꼽는다면 도경수(25)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의 디오(DO)로,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숱한 흥행작을 빛냈던 연기자로도 이미 대형 스타인 도경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눈빛 만으로도 극의 박자와 리듬을 자유자재로 요리하는 주연급 배우로서, 가능성을 넘어 실력을 제대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 개봉에 앞서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도경수는 “지난 4일 시사회에서 영화를 처음 보고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데이빗 보위의 ‘모던 러브’에 맞춰 화면을 뚫고 질주하듯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심장이 뛰었다”고 한다. ‘인민 영웅’의 동생으로 남들 앞에선 각을 세워야 하지만 눈에는 장난기가 가득한, 공산포로인 자신이 ‘미제댄스’인 탭댄스를 춰선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춤에 대한 열망을 숨길 수 없는 ‘로기수’로 살았던 게 지금도 꿈만 같아서다.


영화 ‘스윙키즈’에서 로기수와 댄스단 멤버들이 정수라의 ‘환희’에 맞춰 댄스배틀을 벌이는 장면. /사진제공=NEW

그런 도경수를 강 감독은 단번에 알아봤다. 시나리오도 받지 못한 채 도경수는 강 감독 이름 석 자만 믿고 첫 만남의 자리에 나섰고 강 감독은 그 자리에서 ‘소처럼 맑은 눈을 가졌는데 그 속에 장난기가 숨어 있는, 상상 속의 로기수’를 만났다. “그동안 청춘의 아픔을 간직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는데 이번 캐릭터는 제 속의 장난기를 한껏 꺼내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욕심이 났어요. 로기수라면 관객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겠다, 스트레스도 날려줄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영화 ‘스윙키즈’에서 로기수(도경수)가 처음으로 춤의 매력을 느끼는 장면. /사진제공NEW

물론 로기수가 되는 길은 험난했다. 춤에 천부적 재능을 지닌 캐릭터라 5개월간 맹훈련을 받았고 혹독한 훈련에 몸무게가 3~4㎏이나 빠졌지만 4개월여 촬영 기간에도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도경수는 “항상 무대에서 춤을 췄으니 탭댄스도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몸치’라는 생각에 자괴감을 느꼈다”며 “발로 드럼을 친다고 생각하며 악기를 배우듯 춤을 익혔다”고 귀띔했다. 그나마 춤으로 단련됐기에 난도 높은 동작들 대부분을 직접 소화할 수 있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크리스마스 공연 장면에서도 도경수는 “90% 이상을 직접 췄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브로드웨이 탭 댄서 출신인 미군 잭슨(재러드 그라임스)부터 전쟁통에 가족의 생계를 짊어지게 된 양판래(박혜수), 잃어버린 아내를 찾기 위해 무대에 오르려 하는 강병삼(오정세), 통통한 몸매에 반전 춤솜씨를 지닌 중국 포로 샤오팡(김민호)까지 오합지졸 댄스단과 함께 정수라의 ‘환희’ 베니 굿맨의 ‘싱싱싱’ 등 주옥 같은 명곡에 맞춰 탭을 밟는 장면은 매번 객석의 흥을 돋운다. 그렇게 갈고 닦은 탭댄스 실력은 엑소 콘서트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을 정도가 됐고 무의식중에도 발을 구르게 되는 후유증을 남겼다.

영화 ‘스윙키즈’에서 탭댄스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북한 포로 로기수로 열연한 도경수. /사진제공=NEW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는 것, 북한 사투리로 대사를 소화하는 것도 난제였다. 사진부터 영상까지 강 감독이 주는 자료들을 꼼꼼하게 살피며 50년대 실존했을 법한 20대 북한 청년을 하나하나 조각해나갔다. “예전에는 연기 선생님을 현장에 모셔두고 코치를 받은 적도 있어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가 믿고 의지해야 할 사람은 감독님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첫 현장미팅에서 감독님이 ‘누가 봐도 심장이 쿵쾅거리는 영화를 만들자’고 하셨어요. 아이디어도 많이 냈고 감독님과 하나하나 상의하며 장면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영화를 찍고 제대로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극 중 기수가 숱한 제약에도 탭을 밟듯 도경수 역시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편견을 딛고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다. “눈물이 별로 없는 편인데 드라마를 찍으면서 울컥하는 감정에 눈물이 절로 흐르는 경험을 처음 해봤어요. 인간 도경수가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튀어나올 때 ‘연기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좀 더 풍부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제 연기를 보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19일 개봉.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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