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머니] 넓어지는 역세권..환승역 '빨대효과'로 상권지도 바뀐다

■ 속도내는 수도권 광역교통망 프로젝트
GTX·신안산선·월곶판교선 등
수도권 잇는 교통망 착공 가시화
강남·도심 등 요지는 뜨겠지만
애매한 곳은 수요 줄어들 수도
동조화 둔화 속 개통까지 먼길
"실질 효과는 10년 뒤 나타날것"


수도권 교통여건을 개선할 주요 광역교통망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B·C노선,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등이 그 주인공이다. 장기간 답보 상태였던 이들 광역교통망 프로젝트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노선은 수도권 외곽에서 강남권, 도심 등을 지나는 핵심노선이다. 이들 교통망이 완공되면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강남으로 접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파주 운정과 양주, 화성 동탄 등 신도시 교통 소외지역도 서울 접근성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광역교통망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역세권 지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단 본격적인 착공부터 개통까지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은 것이 현실이다. 또 역세권 후광을 받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곳 간의 편차도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 예로 GTX가 완공되면 일부 지역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역별 편차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속도 내는 광역교통망 프로젝트=우선 GTX A노선(파주~동탄)과 신안산선(안산~여의도)이 사업 추진 10년 만에 착공을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들 노선에 대한 사업시행자 지정과 실시협약이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GTX A노선은 현재 실시설계가 완료됐다.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등을 빠르게 진행한 뒤 사업 실시계획 승인을 받으면 연내 공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착공 후 완공까지 5년이 소요되며 이르면 오는 2024년 초 개통 예정이다. 사업비는 2조9,017억원이다.

신안산선의 경우 실시설계를 진행 중이며 후속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내년에 착공한다는 게 국토부 계획이다. 경기 안산(한양대역)에서 출발해 시흥 광명을 거쳐 서울 여의도까지 43.6㎞를 연결하는 전철이다. 지난 3월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착공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비는 3조3,465억 원이다.


GTX C노선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 분석값(B/C)이 1.36으로 나와 기준치(1.0)를 넘었다.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긴 지 7년 만이다. 이 노선은 양주(덕정)~청량리~삼성~수원 사이의 74.2㎞를 오가는 철도다. 사업비 4조3,088억원을 투입한다. GTX B노선(송도~마석)은 지난해 9월부터 KDI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다. 국토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 중이다.

수도권 서남부권을 동서로 잇는 월곶~판교선도 지난달 기본계획이 고시됐다. 월곶~판교선은 경기 시흥시 월곶역에서 출발해 광명·안양을 지나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까지 달린다. 40.13㎞ 길이다. 사업비 2조4,016억원을 투입해 11개 정거장을 짓는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1공구와 6공구에 대한 공사 발주절차에 들어갔다. 이 노선은 정부 예산 100%로 이뤄지는 국책사업이다. 2021년 초께 착공해 2026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확대되는 역세권 지도, 부동산 시장 영향 ‘갑론을박’=광역교통망이 완비되면 수도권 공간구조가 재편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서울 및 수도권 주택 시장의 경우 광역교통망 역 주변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교통 때문에 서울로 집중됐던 주택 수요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도·파주·옥정·용인·화성 등 수도권 신도시에서 서울 출퇴근이 편리해지면 과도하게 비싼 주거비를 치르면서 서울에 거주하려는 유인이 줄어든다. 시흥·광명·안산 등 경기 서남부권 역시 신안산선과 월곶 판교선이 개통되면 수혜가 예상된다. 경기 동남권의 경우 분당과 광교·판교 등 경부선을 중심으로 신분당선, 지하철 5·9호선 연장, GTX A노선, 고속철도 등 주요 교통망이 꾸준히 신설됐지만 경기 서남부는 서울로의 접근성이 여전히 크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강남과 용산 등 요지의 부동산 가치는 광역교통망이 연결되면서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단 서울 주택이라도 다 같이 오르는 동조화 현상이 둔화되고 차별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동산 시장 전문가는 “서울에서도 삼성역을 중심으로 한 강남권, 용산 등 도심의 10억원 이상 고급주택은 투자수요가 더 몰릴 수 있지만 5억~8억원대의 애매한 가격대, 애매한 품질의 주택 시장은 수도권의 싸고 교통이 좋은 새 아파트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역세권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광역교통망이 주변 상권을 빨아들이는 ‘빨대효과’를 내면서 환승역을 중심으로 주거·상업 기능이 복합된 대규모 역세권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 같은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광역교통망은 수도권 공간구조 재편에 막대한 파급효과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10년 이후에나 효과가 실질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여 중단기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한동훈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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