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이후 맥못추는 삼성전자 주가…손실은 개미들의 몫?

기관·외국인 순매도에도 개인 3조6,000억 쓸어담아
증권사들 목표주가 줄하향…3만원대 중반 전망도

삼성전자 액면분할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3조6,000억원이 넘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한 반면 개미들은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액면분할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매도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삼성전자 액면분할로 거래를 재개한 지난 5월 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기관투자자는 2조1,311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도 1조5,333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은 3조6,799억원어치를 쓸어담으며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의혹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주가가 3만8,9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면서 액면분할 후 처음으로 4만원 아래로 추락했다. 이는 액면분할에 따른 거래중단 직전인 지난 4월 27일(265만원·액면분할 기준 5만3,000원)과 비교해도 26.51%나 하락한 것이다. 또한 액면분할 환산 수정주가 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2월 28일(3만8,440원) 이후 1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결국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 소액주주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대부분 개미들이 떠안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4만8,000원~4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수급 악화로 메모리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실적이 내년 상반기까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턴(하강국면) 궤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며 “삼성전자 실적 전망에 대해 당분간 보수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삼성전자 주가가 3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익 전망치를 기존 54조9,000억원에서 49조4,000억원으로 낮췄다”면서 “주당순자산가치(BPS)에 주가순자산비율(P/B) 0.94∼1.02배를 적용한 3만원대 중반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내년 2분기 이후 다시 살아나며 업황 부진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수요 부진이 일시적 구매정책 변화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14조원에서 13조2,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목표주가는 6만3,000원을 유지한다”고 내다봤다.
/조교환기자 chang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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