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력 키우니…中企 스마트공장 잘돈다

생산성본부·산기원 등 힘합쳐
학생서 CEO까지 투트랙 교육
학위 과정 만들고 기업에 강의
아이디어·논문에 자금 지원도
"중소기업 인재양성에 큰 도움"

지난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스마트공장 운영설계 전문인력 양성사업 성과발표회’에서 참가자들이 주제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생산성본부

전기로 제강은 크게 철 스크랩(고철)을 전기로에서 녹인 뒤 정련로를 거쳐 연속주조공정 후 반제품인 빌렛이나 잉곳을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검사 공정에서 반제품을 검사해 불량품은 다시 전기로로 집어넣어 원료로 쓴다. 그런데 스마트공장 방식을 도입해 각 공정마다 센서를 설치하고 데이터마이닝(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유용한 패턴을 찾아내는 일)을 시행하면 어떤 제품이 불량인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예측의 신뢰도가 충분히 높다면 시스템에서 불량으로 분류한 제품은 굳이 사람이 다시 검사할 필요가 없이 전기로로 다시 넣으면 된다. 당연히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신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지난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스마트공장 전문인력 양성사업 성과발표회 및 우수논문경진대회’ 현장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의미 있는 발표가 이뤄졌다. 동아대 석사과정 조다설 씨가 제강공정에 스마트공장 설비를 도입하고 데이터마이닝 분석을 수행해 불량품을 예측하는 방식을 제안한 ‘데이터마이닝에 기반한 제강공정 관리시스템’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능형 공정관리로 제강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한 이 논문은 최우수상에 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받았다.

제조업 혁신을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공장운영설계 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스마트제조분야 맞춤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추진한다. 스마트공장추진단을 주관기관으로 한국생산성본부, 4개 대학(경희대·동아대·산기대·충북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는 공통 교과 과정 및 단기집중교육과정의 개발·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난 14일 열린 스마트공장 우수논문경진대회 참가 학생들과 심사를 맡은 교수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생산성본부

교육은 학위과정 학생을 위한 과정과 제조업체 임직원 과정 등 투 트랙으로 이뤄진다. 참여 대학에 스마트공장융합 관련 석·박사 과정이 개설됐고 기업체 임직원 교육과정은 생산성본부가 맡았다. 앞서 예로 든 우수 논문은 학위과정 학생들의 연구 과정에서 나온 성과다.

4개 대학 스마트공장 관련 대학원에는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총 110명이 등록했다. 이 중 일부는 석사학위를 받고 스마트공장 제어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출했다. 앞으로는 석·박사 학위자가 본격 배출돼 학계와 산업계에서 스마트공장 관련 연구와 실무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대학원생은 학업 외에도 교수가 주도하는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연구활동비를 받는데 등록금을 내고도 남을 정도의 액수다. 스마트공장 분야 인재들이 경제적인 걱정을 덜고 학업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돕는 것이다.

스마트공장추진단 관계자는 “가장 큰 성과는 사업 출범 2년 만에 학생들의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라면서 “수상 학생들은 싱가포르 제조기술연구소(SIMTech·심텍)와의 공동연구 프로젝트에도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소개했다.

한국생산성본부의 기업체 임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은 ‘스마트공장 운영설계 단기집중과정’이다.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중간관리자, 실무자 등 세 반으로 나눠 강의 내용과 강의 시간을 차별화했다. CEO 교육은 하루 짜리로 서울·부산·대구에서 진행했고 중간관리자 과정은 일주일 프로그램으로 설계해 역시 서울·부산·대구에서 시행했다. 실무자 교육은 2~3일 과정이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CEO는 스마트공장에 대한 인식 개선이, 중간관리자는 스마트공장 기획 능력이 중요하고 실무자는 운영능력을 갖춰야 해 클래스 별로 교육을 진행했다”면서 “지난해와 올해 교육받은 총 160여 명이 모두 각자의 회사에서 스마트공장 도입과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공장 인력 양성사업은 자체적으로 인력 양성이 어려운 제조 중소기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생산성본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부분은 스마트공장 도입에 관심이 있어도 비용 문제 때문에 선뜻 임직원 교육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정이 빠듯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인식개선과 기획·운영능력 향상에 인력양성 사업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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