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16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고양이뿔 빼고 다 있다 - 세밑 남대문시장 72시간’ 편이 전파를 탄다.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전통시장
“고양이뿔 빼고 다 있다”는 세상 풍물이 한데 다 모여 있다는 우리나라 속담으로 남대문시장을 한 마디로 설명하는 말이다. 하루 약 30만 명이 방문하는 남대문시장은 오늘도 마음과 배를 채우려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이곳에는 액세서리, 수입품, 주방용품, 잡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1,700여 종의 상품과 만 개가 넘는 점포가 몰려 있다. 그밖에도 ‘갈치골목’ ‘칼국수골목’과 같은 특색있는 먹자골목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상차림을 맛볼 수 있다.
■ 지갑은 가볍더라도 마음만은 넉넉하게
남대문시장은 7~8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한국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던 80년대 호황기 이후 IMF를 지나며 계속되는 경기불황 속 상인들은 아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상인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들의 곁을 지키고 있다. 칼국수골목에 들어가 상인들의 호객행위에 이끌려 정신없이 자리에 앉다 보면 어느새 한 상이 뚝딱 차려진다. 부담 없는 가격에 칼국수만 시켜도 냉면, 보리밥이 서비스로 나온다. 칼국수골목에서 장사하는 김진순(62) 씨는 칼국수에 손맛과 넉넉한 인심을 더한다.
“여기는 서비스를 주잖아요. 시장에 오는 엄마들이 이것저것 먹고 싶어 하니까. 싸게 팔고 많이 주니까 일이 많아요.”
- 김진순(62)
■ 북적이는 상인들로 활기가 넘치는 곳
남대문시장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5만여 명의 상인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남대문시장은 상인들과 택배원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하다. 오후 4시가 되면 노점상인들이 이동식 매대를 끌고 나와 낮과는 또 다른 남대문시장의 저녁 풍경을 만들어 낸다. 매서운 겨울 추위에 고단할 법도 한데 노점을 운영하는 김연자(80) 씨는 남대문시장이 자신의 놀이터라고 말한다. 추위 속 다섯 겹의 옷과 난로를 벗 삼아 장사하는 그녀는 삶의 터전이 되어준 남대문시장이 고맙다.
“날마다 어디 가서 놀 거야. 놀 데가 없어. 여기 와서 장사하면서 노는 거야. 장사가 나한테는 놀이지. 놀이터. 이게 내 놀이터.”
- 김연자(80)
■ 정겨움이 가득한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지로
남대문시장은 전통시장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표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꼭 들려야 할 곳으로 선정될 정도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프랑스 유학생 르노와 드보라는 한 손에 호떡을 들고 남대문시장을 구경한다. 그들은 남대문시장의 정겨움을 가족과 나누기 위해 기념품을 구매했다. 호떡을 기다리는 줄을 서며 처음 본 외국인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곳. 손님이 와도 감사하고 안 와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춤추고 노래하며 장사하는 상인들이 있는 곳. 사람 냄새나는 정과 신명 나는 웃음이 가득한 남대문시장의 72시간을 ‘다큐멘터리 3일’이 담았다.
“남대문시장은 프랑스에 가서도 생각날 것 같은 진짜 좋은 곳이에요. 대학에서 듣는 강의도 좋지만 남대문에 와서 걸어 다니며 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 프랑스 유학생 르노 & 드보라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