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따르면, 의료사고 관련해 병원이 폐업해도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청와대는 17일 “분만 도중 산모가 뇌사 상태에 빠지고 아기는 이틀 만에 숨졌다”며 도움을 요청한 국민청원에 대해, 의료사고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또 의료 오류에 대한 보고의무를 명시한 환자안전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라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산모의 남편으로, 사고가 발생한 지난 9월 경찰에 의료기관을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며 해당 의료기관은 지난달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 온라인 방송을 통한 답변에서 “출산 중 신생아가 사망하고 산모가 뇌사에 빠진 중대한 의료사고로 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민·형사 판단은 사법부와 수사기관 몫이지만 의료사고에 대해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의료기관이 폐업 등 이유로 의료사고 피해자에게 배상이 불가능할 경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대신 지급할 수 있다”며 “정부는 피해자에게 우선 배상하고 의료기관에 추후 구상을 청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의료기관에 과실이 없더라도 출산 과정에서 벌어진 ‘불가항력 의료사고’로 밝혀질 경우 최대 3천만원 범위에서 의료분쟁중재원이 보상한다. 국가와 의료기관이 7대 3 비율로 분담해 보상 재원을 마련하며, 지난 2014년부터 지난 달까지 보상을 청구한 73건 중 55건에 대해 13억 7,000만원이 지급됐다. 박 장관은 “이번 청원을 계기로 의료사고는 물론 환자 안전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정부 역할을 점검하고 있다”며 “환자안전관리체계 구축도 본궤도에 올랐다”고 언급했다.
한편, 2010년 백혈병 치료를 받던 정종현(당시 9세)군이 투약 오류로 사망한 뒤 의료사고를 줄이기 위해 각계에서 논의가 이뤄졌다. 감사원은 의료 오류 보고학습시스템 구축 노력이 미흡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정부와 국회는 2015년 환자안전법(일명 종현이법)을 제정했다. 법 제정 후 의료사고에 대한 자율보고가 이뤄지면서 의료사고 보고는 2016년 563건, 작년 4,427건, 올해 8,361건으로 나타났다.
박 장관은 “의료사고를 줄이기 위해 의료 오류의 체계적 관리는 중요하다”며 “현재 자율보고 시스템 대신 보고 의무를 부과하는 환자안전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국가 단위 환자안전관리 인프라를 구축해 국가환자안전본부, 환자안전지원센터 지정·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과 함께 청원 답변에 참여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은영 이사는 “환자안전사고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벌칙 규정 등에 대해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갑자기 의료사고를 당한 분들에 대해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나 폐업 의료기관을 대신해 미리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 등은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