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 트위지, 내년부터 부산서 생산한다…지역 업계 기대 커

중소기업과 대기업 협업으로 해외 자동차 생산시설 이전
연간 5,000대 생산규모로 운영 계획
‘청춘희망카’ 프로젝트에도 트위지 공급 협의
부산상의 "지역 업계와 동반성장 기대"

르노삼성자동차의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가 내년 9월부터 부산에서 생산된다./사진제공=르노삼성자동차

스페인에서 만들어지던 르노삼성자동차의 초소형 전기차인 ‘트위지’(사진)가 내년부터 부산에서 생산된다. 트위지의 부산 생산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업으로 해외 자동차 생산시설을 국내에 이전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부산시는 향후 전기차 양산과 수출의 거점 도시로 발돋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고 지역 업계는 전기차 생산 기반이 취약한 지역 자동차산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부산시와 르노삼성차는 18일 오후 시청에서 차체부품 전문 제조업체인 ‘동신모텍’과 트위지 생산시설을 부산으로 옮기는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체결식에는 오거돈 부산시장, 도미닉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임춘우 동신모텍 대표이사 등이 참석한다. 협약서에는 르노삼성차가 트위지 생산 공장을 부산에 위치한 동신모텍 공장으로 이전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산시는 원활한 판매와 안정적 정착을 위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약속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다.

현재 트위지는 스페인 바야돌리드 르노 공장에서 만들어져 완제품 수입으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협약에 따라 르노삼성차는 내년 9월부터 5년간 동신모텍의 공장에서 트위지를 생산하게 된다. 현재 동신모텍 공장의 연간 트위지 생산능력은 5,000대 수준으로 내수 판매는 물론이고 유럽 수출과 향후 동남아시아 수출까지 1만5,000대의 물량을 생산해 수출한다는 목표이다.


르노삼성차와 함께 트위지를 생산할 동신모텍은 자동차 차체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 케이스를 주력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전문 중소기업이다. 임 대표는 “국내 첫 해외 자동차 공장 유치 및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사례”라며 “르노삼성차의 파격적인 지원, 부산시의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트위지의 국내생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트위지 생산시설 이전으로 부산시 신규 고용창출, 수출 증대 등의 지역 경제성장 촉진에 기여할 방침이다. 또 부산을 거점으로 트위지의 동남아시아 수출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도미닉시뇨라 대표이사는 “트위지 생산 유치가 성공한 데에는 국토교통부의 법제도 정비와 환경부의 초기 시장 조성, 우정사업본부의 초소형 전기차 도입 등의 영향도 컸다”며 한국정부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오 시장과 도미닉시뇨라 대표이사는 이날 트위지를 활용한 청년 일자리사업인 ‘부산청춘희망카 사업’을 시범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다. 지역 청년들에게 친환경 배달과 커피 판매가 가능하게 개조한 트위지를 빌려줘 지역 유통기업이나 전통시장 등에 취·창업을 유도하고 인건비와 컨설팅을 비롯한 교육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내년에 시범 사업을 벌인 뒤 생산시설 공장 준공으로 트위지가 본격 생산되는 2020년부터 3년간 300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친환경 초소형 전기차를 이용한 청년 취·창업을 지원해 전기차의 지역정착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부산시와 함께 지역 청년 근로자들에게 SM3 Z.E. 500대를 공급하는 ‘청춘드림카’ 사업을 올해 5월부터 진행해 왔다.

부산 내 주요 지역에서의 트위지 카쉐어링을 포함한 보급 확산 제도 마련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오 시장은 “자동차 생산은 관련 산업의 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에 지역의 주력 신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업 투자유치와 동시에 부산청춘희망카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지역 경제 활력과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기차 부산 생산에 대한 지역 상공계의 기대도 크다. 부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지역 경제와 제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데 있어 르노삼성차의 역할과 기여도가 지역의 다른 제조 기업은 물론 국내 타 완성차 기업과 비교해서도 높아 지역 업계에서도 동반 성장에 대해 기대를 하고 있다”며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으로의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는 지역 자동차 관련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르노삼성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의 역할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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