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점막이 건조해지는 ‘비강건조증’이 있으면 콧속이 당기듯이 간지럽고 만지면 아프다. 자꾸 만지다 보면 점막이 손상되고 점막 아래 혈관이 노출돼 코를 후비는 등 가벼운 자극에도 코피가 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성인보다 몸의 수분량이 적어 코가 쉽게 건조해지고 가려움을 잘 느낀다.
비강건조증으로 인한 코피를 예방하려면 콧속에 바세린 같은 기름기 많은 연고를 바르거나 식염수 스프레이로 수분을 자주 공급해주는 게 좋다. 외출 때 마스크를 껴 콧속 수분을 보존하고 가습기를 사용해 실내습도 50~60%를 유지한다. 출혈로 손상된 혈관·점막이 재생되는 약 2주 동안 코를 세게 후비거나 풀지 않도록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가려움증·재채기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코피를 흘릴 때 고개를 뒤로 젖히면 코피가 기도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피한다. 대부분의 코피는 코안을 좌우로 나누는 칸막이벽(비중격) 앞쪽에서 발생하므로 적당량의 휴지로 코를 막은 뒤 엄지와 검지로 콧볼을 쥐어 출혈 부위를 압박하면 빠른 지혈이 가능하다.
코피를 자주 흘리면 피고하거나 허약체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속설일 뿐이다. 코피가 잦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코 내시경을 통한 진찰을 받아보는 게 좋다.
김호찬 을지대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비강건조증 예방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했는데도 코피가 20~30분 이상 그치지 않는 유소아라면 드물긴 하지만 비인두 섬유성혈관종을 포함한 콧속·비인두 종괴인지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유전질환의 하나로 몸 점막의 모세혈관이 확장돼 출혈 경향을 높이는 유전성 출혈모세혈관확장증, 혈소판·응고인자 이상이 있는 지도 감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