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국내 A 핀테크 기업은 증권업 진출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자사의 주요 핀테크 서비스를 기반으로 증권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핀테크 기업들의 증권업 진출은 최근 금융업계의 큰 흐름이다.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 주요 핀테크 기업이 증권업 진출을 공식화한 데 이어 경쟁 핀테크 기업들이 증권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증권업 진출을 선언하진 않았지만 자사의 페이코(PAYCO) 애플리케이션에서 계좌발급, 제휴 카드 상품 추천 등 금융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보기술(IT) 기업이 증권업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유치한 수많은 가입자를 기반으로 금융 상품 판매 등 수익성 높은 사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 자체로는 ‘큰돈’이 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의 대표 핀테크 서비스인 간편 결제 서비스는 수수료가 없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가입자는 많지만 수익성이 부족한 탓에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당기순손실만 254억원을 기록했다. 중국의 대표 IT 기업인 알리바바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역시 가입자의 자금을 기반으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등 각종 금융상품을 팔며 수익을 극대화 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카카오페이는 지난 10월 중소형 증권사 바로투자증권을 약 6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 측은 “모바일 핀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주식, 채권, 펀드, 크라우드펀딩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간편 송금 서비스인 토스로 잘 알려진 핀테크 기업 비바퍼블리카도 플랫폼 기반으로 해외 주식투자, 자산관리 등을 위해 이르면 이달 말 금융위원회에 증권사 설립 인가를 신청한다는 입장이다.
핀테크 기업들이 증권업 진출을 위해 몸집이 잡은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것은 금융당국에 인허가를 신청하는 것보다는 쉽다는 점이 고려됐다. 일종의 우회 진출 전략이다. 하지만 시장에 잠재 매물이 많지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리딩투자증권이나 골든브릿지증권 정도가 핀테크 기업이 인수할 만한 규모의 증권사로 거론된다”고 설명했다. 자본금 2,100억원 규모의 케이프투자증권도 최근 하나금융투자와 기업공개(IPO) 주관 계약을 맺고 상장을 준비 중이라 매물로 나오긴 어렵다는 평가다. 사모투자펀드(PEF)가 대주주인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매물로 거론되지만 최근 매각보다 성장에 집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