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왼쪽)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역 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하는 실험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이 여당과의 12월 임시국회 조율, 야 3당과의 선거제도 협상, 인적 쇄신 등의 고비를 넘기고 있다. 심지어 한국당은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에 별로 내준 것 없이 챙길 것은 챙겼다. 당협위원장 자격 박탈 및 공모 배제로 잠시 불거졌던 내홍도 ‘찻잔 속 태풍’으로 이내 가라앉는 모습이다. 한국당은 18일 13명의 원내부대표를 내정하며 대여 투쟁력 강화 등을 위한 진용을 갖췄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는 19일부터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청년고용촉진특별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등의 법안 심사를 재개한다. 나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 16일 “이달 임시국회에서 탄력근로 확대 법안과 ‘고용세습’ 국정조사계획서 등을 논의해 처리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민주당은 애초 탄력근로 확대와 관련해서는 내년 2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의견을 참조해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한국당은 선거제 개편 논의에 있어서도 일종의 ‘협상력’을 발휘했다. 선거제 논의 테이블을 수용해 국회 공전 사태를 풀어내면서도 그 테이블에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을 함께 올림으로써 여의치 않을 경우 빠져나갈 명분 역시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야 3당이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한국당과 같은 거대 정당에는 의석 확보에 불리한 게 현실이다.
당내 최대 현안이었던 인적 청산도 예상과 달리 조용히 넘어가는 분위기다.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15일 21명의 대상 명단을 발표한 직후 홍문종 의원 등 일부 대상자가 거센 불만을 표출하기는 했지만 현재는 사실상 ‘침묵 모드’에 돌입했다. 21대 총선에서 당의 공천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 주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한국당은 원내부대표로 김순례·김정재·이만희·이양수·강석진·강효상·김규환·김현아·송석준·송언석·이은권·임이자·정유섭 의원 등을 내정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