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남 창원R&D센터에 있는 LG전자 식품과학연구소의 한 연구원이 상온에서 영하 80도까지 온도변화에 따라 식품이 변화는 과정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가전 회사가 식품 연구소를 연다’고 하면 처음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하지만 식품을 다루는 냉장고·전기레인지·오븐 등을 만드는 가전 업체라면 이색적이기는 해도 생뚱맞지는 않다. 18일 경남 창원R&D센터에 ‘식품과학연구소’를 연 LG전자를 두고 하는 얘기다. LG전자가 식품 연구소를 론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열린 개소식에는 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의 송대현 사장, 민상기 건국대 총장, 하재호 세계김치연구소 소장 등이 참석해 연구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식품 분야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높여 주방 가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가 선명하다. 190평 규모로 문을 연 연구소에는 전문성을 갖춘 연구원들이 상주하게 된다. 가령 김치냉장고만 해도 김치가 가장 맛있게 숙성되는 온도인 6.5도를 유지해 신맛을 내는 유산균은 억제하면서 김치의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내는 유산균인 ‘류코녹스톡’은 늘려야 한다. 이런 발효기술을 연구소가 개발해 가전에 적용하게 된다. 특히 서울대·건국대 등의 교수진과 농촌진흥청·세계김치연구소·한국식품연구원 출신 전문가들로 기술자문단도 꾸렸다. LG전자는 이들과 함께 미진한 연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연구진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프리미엄 주방 가전에서 앞서 나가는 모멘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근 R&D 분야 LG전자의 행보는 눈에 띈다. 지난 2월에는 정수기 위생과 수질을 다루는 ‘물 과학 연구소’, 10월에는 공기 청정과 관련한 기술을 전담하는 ‘공기과학연구소’를 연 게 대표적이다. 물·공기·식품을 다루는 전문 연구소를 모두 산하에 두는 셈. 송 사장은 “식품 연구소 개소를 계기로 식품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분석을 통해 고객에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