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조업 활력 회복과 혁신’이라는 주제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2019년 업무보고’의 핵심은 제조업 살리기다. 특히 부진한 제조업종(자동차·조선)은 사업구조를 미래형으로 전환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글로벌 선두 업종(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은 후발국과 기술격차를 벌릴 수 있도록 ‘초격차 전략’을 마련했다. 지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산업·고용 위기에 처한 지역별로 신산업을 육성해 2022년까지 2만6,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드는 ‘지역활력 회복 프로젝트’도 내놓았다. 이번 업무보고를 보면 정부는 그동안 주력했던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에서 확실히 혁신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질적 경제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묻어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후 기자들과 만나 “세 개 경제정책 축의 성과 지켜보고 부작용을 보완할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이번 업무보고는 산업정책 위주의 혁신성장이 더 강조됐다”고 설명했다.
◇앞선 반·디는 ‘초격차’...뒤처지는 車·조선은 ‘재도약’=산업부는 4개 산업군별 맞춤형 고부가가치화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제조업 전체의 부가가치율을 지난해 25.3%에서 2030년 독일 수준인 35%로 높이는 게 목표다. 우선 제조업 경쟁력의 원천인 소재·부품·장비산업은 자립도를 키우기 위해 매년 1조원을 투자한다. 또 소재부품장비특별법으로 개정하는 등 정책의 틀을 전면 개편한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선두권에 있는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산업은 경쟁국이 따라오지 못하게 초격차를 지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자 등의 ‘대·중소 상생형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 계획에 정부가 입지·전력·용수 등을 지원해 적기 투자가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또 차세대 반도체(1조5,000억원)와 차세대 디스플레이(Post-OLED) 혁신 공정 플랫폼(5,000억원) 등 미래선도 기술개발에도 투자한다. 부진 업종인 자동차와 조선은 전기차와 자율운항선박 등 친환경·스마트 산업구조로 전환하도록 돕는다. 해외생산에 의존하게 된 섬유와 가전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정보통신기술(ICT) 섬유와 스마트 가전으로 재탄생시킨다.
◇車 부품산업에 3.5조 지원...친환경차 목표 대폭 확대=산업부는 이날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별도로 마련해 공개했다. 우선 자동차 부품산업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3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지원된다. 여기에는 정부·지자체·완성차 업체의 공동 출연금을 활용한 1조원 상당의 신규 자금 프로그램, 한국GM 협력업체를 위한 1조2,000억원 규모의 대출·보증 만기 1년 연장 등이 포함됐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전기·수소차 보급 목표도 대폭 올렸다. 2022년까지 전기차는 43만대(당초 35만대), 수소차는 6만5,000대(당초 1만5,000대)로 잡았다. 이는 한 해 국내 자동차 생산의 10% 이상 되는 규모다. 현재 15곳에 불과한 수소차 충전소는 2022년까지 전국 310곳으로 확산하고 전기차 충전소도 현재 3,800기에서 1만기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이밖에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 프로그램(10조원) 등을 활용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좌우되는 부품업체들을 대형화·글로벌화 하는 등 체질 개선에도 나선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 전국 확산=정부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본뜬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을 만들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고, 산업·고용 위기에 처한 지역별로 신산업을 육성해 2022년까지 2만6,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드는 ‘지역활력 회복 프로젝트’도 공개했다. 부산에서는 르노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위탁 생산하기로 했고, 광주는 공기청정기 등 에어(air)가전을 거점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웠다. 이 밖에도 도전적 기업가 정신을 복원시키기 위해 글로벌챔프300 사업을 신설하고, 성공·실패를 가리지 않고 파급력 있는 R&D 과제를 지원하는 ‘알키미스트(연금술사) 프로젝트’도 마련한다. 성 장관은 “내년에 수소경제 로드맵 등 5개 실행계획이 마련되면 제조업 혁신의 전체 틀이 완성된다”며 “14개로 보고한 지역 활력 프로젝트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